"K리그 존재이유는?"…'스포츠 철학' 논쟁한 12년 만의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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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목표는 '경기력 향상'" 주장에 "지역사회 공헌·선수 육성 등 다양성 필요" 반박도
2010년 '승강제 공청회' 이후 처음…"팬들 의견도 반영될 수 있었으면" "지금 대부분 (패널분들이) 말씀하시는 부분이 경기력에 집중됐거든요. 프로 구단이 왜 있어야 하는지 본질이 먼저 정의돼야 합니다.
"
지난 11일 12년 만에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공청회 패널 중 여섯 번째로 발언 기회를 받은 FC서울의 유성한 단장은 프로스포츠의 '본질'에 대해 질문했다.
유 단장은 "그 본질이 바로 팬이라는 게 FC서울의 입장"이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때문에 5+1로 가야한다는 주장은 사실 (일반 팬이 아닌) '코어 팬'들을 위한 정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 단장을 비롯한 축구계 인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를 주제로 열띤 논쟁을 벌였다.
K리그의 외국인 제도는 현재 '3+1'(국적 무관 외국인 3명+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AFC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ACL)부터 외국인 선수 쿼터를 '5+1'(국적 무관 외국인 5명·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확대한다고 밝힘에 따라 K리그도 제도 변경 논의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유 단장은 "프로 구단에는 경기력만큼이나 중요한 목표가 여러 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를 해서 우승을 노리는 팀, 선수 육성이 목표인 팀, 일본 프로축구 J리그처럼 지역사회에 공헌하려는 팀 등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는데 K리그는 전부 성적, 우승, 상위 스플릿이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단들이 개별 색채를 드러내며 제 형편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후 유 단장의 설명은 승강제가 필요한지, 구단의 관심을 지역사회로 돌릴 당위성 등으로 이어졌다.
엄밀히 말해 행사 핵심 주제 외국 선수 쿼터 확대 여부와는 떨어진 이야기다.
그러나 이날 단순히 쿼터 확대 여부만을 따진 패널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유 단장처럼 K리그의 제도상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각자의 '스포츠 철학'을 꺼냈다.
류청 히든K 편집장도 구단들의 목표가 성적으로 일원화됐다는 점에 공감했다.
류 편집장은 "K리그 팀들의 목표가 다 비슷하다.
우승, 승격, ACL 출전을 노린다"면서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육성이 없는 영입은 의미가 없다"며 "외국선수 쿼터에 원론적으로 찬성하긴 하지만 그 목표는 국제 경쟁력이 아닌 '내실 있는 리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각자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진단도 달라졌다.
울산 현대와 선두 싸움 중인 전북 현대의 신정민 책임 매니저는 개별 팀의 경기력과 함께 리그의 경쟁력을 중시했다.
신 매니저는 "팬들의 니즈(요구)는 경기력"이라며 "국내 축구팬들은 경기력으로만 리그의 질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적만 지향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
프로는 아마추어가 아니라서 당연히 (리그에서) 순위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은 한술 더 떠 개별 팀, 리그를 넘어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축구협회에 몸 담은 입장에서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를 대비할 수밖에 없다"며 "동남아시아 국가의 성장, 서아시아의 경쟁력 등 주의해야할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선수 쿼터 확대에 대해) 시비를 따지기 보다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아시아 내 힘겨루기가 앞으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이번 공청회는 2010년 12월 연맹이 대한축구협회, 한국실업축구연맹과 함께 열였던 '승강제 공청회' 이후 약 12년 만에 마련된 자리다.
연맹은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와 관련, K리그 구단들을 상대로 사전 조사를 해보니 5+1 쿼터에 대한 찬·반이 팽팽해 공청회를 열게 됐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공청회 진행을 맡은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K리그는 생산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리그를 소비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들어가는 통로가 그간 제한적이었는데, 이런 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청회에서는 축구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K리그의 '리셀링 리그'화 가능성을 따져보며 산업 기반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방청객으로 참여한 김학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구단 스카우트 부문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다만 박 해설위원은 "K리그도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더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공청회도) 팬들과 함께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더욱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2010년 '승강제 공청회' 이후 처음…"팬들 의견도 반영될 수 있었으면" "지금 대부분 (패널분들이) 말씀하시는 부분이 경기력에 집중됐거든요. 프로 구단이 왜 있어야 하는지 본질이 먼저 정의돼야 합니다.
"
지난 11일 12년 만에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공청회 패널 중 여섯 번째로 발언 기회를 받은 FC서울의 유성한 단장은 프로스포츠의 '본질'에 대해 질문했다.
유 단장은 "그 본질이 바로 팬이라는 게 FC서울의 입장"이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때문에 5+1로 가야한다는 주장은 사실 (일반 팬이 아닌) '코어 팬'들을 위한 정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 단장을 비롯한 축구계 인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를 주제로 열띤 논쟁을 벌였다.
K리그의 외국인 제도는 현재 '3+1'(국적 무관 외국인 3명+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AFC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ACL)부터 외국인 선수 쿼터를 '5+1'(국적 무관 외국인 5명·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확대한다고 밝힘에 따라 K리그도 제도 변경 논의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유 단장은 "프로 구단에는 경기력만큼이나 중요한 목표가 여러 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를 해서 우승을 노리는 팀, 선수 육성이 목표인 팀, 일본 프로축구 J리그처럼 지역사회에 공헌하려는 팀 등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는데 K리그는 전부 성적, 우승, 상위 스플릿이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단들이 개별 색채를 드러내며 제 형편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후 유 단장의 설명은 승강제가 필요한지, 구단의 관심을 지역사회로 돌릴 당위성 등으로 이어졌다.
엄밀히 말해 행사 핵심 주제 외국 선수 쿼터 확대 여부와는 떨어진 이야기다.
그러나 이날 단순히 쿼터 확대 여부만을 따진 패널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유 단장처럼 K리그의 제도상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각자의 '스포츠 철학'을 꺼냈다.
류청 히든K 편집장도 구단들의 목표가 성적으로 일원화됐다는 점에 공감했다.
류 편집장은 "K리그 팀들의 목표가 다 비슷하다.
우승, 승격, ACL 출전을 노린다"면서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육성이 없는 영입은 의미가 없다"며 "외국선수 쿼터에 원론적으로 찬성하긴 하지만 그 목표는 국제 경쟁력이 아닌 '내실 있는 리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각자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진단도 달라졌다.
울산 현대와 선두 싸움 중인 전북 현대의 신정민 책임 매니저는 개별 팀의 경기력과 함께 리그의 경쟁력을 중시했다.
신 매니저는 "팬들의 니즈(요구)는 경기력"이라며 "국내 축구팬들은 경기력으로만 리그의 질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적만 지향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
프로는 아마추어가 아니라서 당연히 (리그에서) 순위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은 한술 더 떠 개별 팀, 리그를 넘어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축구협회에 몸 담은 입장에서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를 대비할 수밖에 없다"며 "동남아시아 국가의 성장, 서아시아의 경쟁력 등 주의해야할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선수 쿼터 확대에 대해) 시비를 따지기 보다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아시아 내 힘겨루기가 앞으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이번 공청회는 2010년 12월 연맹이 대한축구협회, 한국실업축구연맹과 함께 열였던 '승강제 공청회' 이후 약 12년 만에 마련된 자리다.
연맹은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와 관련, K리그 구단들을 상대로 사전 조사를 해보니 5+1 쿼터에 대한 찬·반이 팽팽해 공청회를 열게 됐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공청회 진행을 맡은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K리그는 생산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리그를 소비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들어가는 통로가 그간 제한적이었는데, 이런 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청회에서는 축구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K리그의 '리셀링 리그'화 가능성을 따져보며 산업 기반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방청객으로 참여한 김학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구단 스카우트 부문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다만 박 해설위원은 "K리그도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더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공청회도) 팬들과 함께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더욱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