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도시 또 봉쇄…관광·수출도 타격 불가피

중국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광과 수출의 허브 도시들이 봉쇄에 들어갔다.

12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남부 하이난성의 싼야에서 전날 1038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10일 1254명에 이어 이틀 연속 1000명대를 유지했다. 지난 5월 이후 중국의 한 도시에서 하루 1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싼야는 지난 6일부터 무기한 봉쇄에 착수했다. 싼야에 머물던 8만여 명의 관광객도 발이 묶였다. 당국은 7일 동안 5회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가 나와야 싼야를 떠날 수 있다고 했으나, 항공편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귀향 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싼야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중단된 이후 중국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 면세점인 CDF몰 등 대형 면세점도 7곳 들어서 있다. 이번 봉쇄로 싼야가 그동안 누려온 여행 특수를 날리게 된 것은 물론 전체 관광 수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관광지가 있는 윈난성, 광시좡족자치구 등도 최근 감염자가 발생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의 슈퍼마켓'으로 통하는 저장성 이우도 이달 들어 누적 5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자 11~13일 3일 동안 도시를 사실상 봉쇄하는 '정태적 관리'에 들어갔다. 이우는 인구 186만명으로 중국에선 적은 편이지만 소형 공산품 공장이 밀집해 있다. 전 세계 크리스마스 장식품의 3분의 2를 이우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200여 국가의 바이어 50만명 이상이 매년 이우를 방문한다. 이우의 한 장식품 업체 대표는 "지금부터 10월 중순까지가 1년 수출 물량의 30%를 생산해야 하는 가장 바쁜 시기"라고 전했다. 이우가 속한 저장성은 상하이, 장쑤성과 함께 창장삼각주 경제권을 이룬다. 올해 상하이를 중심으로 봉쇄가 반복되면서 자재 조달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의 봉쇄는 그나마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연말 피크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아시아-미국 서해안 컨테이너 운임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떨어진 5939달러로 집계됐다. 중국-유럽 노선 운임도 최고점인 1만7000달러에서 최근 8000달러대로 내려갔다.

한편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지난 10일 1993명, 11일 1851명을 나타냈다. 5월20일(1132명) 이후 80여일 만에 1000명을 다시 넘어섰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