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소비자청에 통일교 고액판매 문제 대응팀 설치

부(副)대신·정무관 인사에도 통일교 접점 인사 기용 논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의 과거 이른바 '영감상법'(靈感商法) 마케팅 방식에 대한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영감상법은 이 물건을 사면 악령을 제거할 수 있다거나 운이 트인다거나 하는 주장을 믿게 해서 통상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비싸게 파는 수법을 의미한다.

영감상법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은 최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정연합이 평범한 책 1권을 신자에게 3천만엔(약 2억9천만원)에 팔기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소비자담당상은 영감상법에 관한 검토회를 설치하라고 소비자청에 지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청은 다음 주초께 검토회를 설치해 소비자청에 접수된 상담 사례들을 분석하고 영감상법 피해 대책을 검토한다.

검토회는 소비자청이 그간 영감상법에 제대로 대응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고노 담당상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문제시되고 있으므로 제대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청이 사실상 단속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영감상법이 계약 취소 대상에 추가된 개정 소비자계약법은 2019년 6월 시행됐다.

집권 자민당 정치인들이 가정연합 측과 여러 관계를 맺은 것이 기시다 내각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최근 개각을 비롯한 일련의 인사에서 논란의 인물이 여전히 기용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각에서 입각하거나 유임된 각료 가운데 6명이 정치자금 관리단체를 통해 가정연합 측에 회비를 내거나 관련 행사에 출석하는 등 이 단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도통신은 12일 임명된 부(副)대신과 정무관 등 54명 가운데 자민당 국회의원 적어도 20명이 가정연합 측의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이 종교 단체와 접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몇 명의 각료가 과거에 (가정연합 측과) 관계가 있었던 것이 드러났으나 모두 앞으로 관계를 바로잡겠다고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대신과 정무관인사도 비슷한 지침에 따라 이뤄졌다고 12일 회견에서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