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찾은 野 당권주자들 "강한 민주당"…당헌개정 신경전도(종합)

이재명 "국민이 부여한 권한, 최대치로 행사…여당에 맞설 것"
박용진 "대선패배 책임회피 안돼" 강훈식 "당원들 답답한 심정"
주자들 "김경수 꿈 실현시키고 문재인 전 대통령 지키자" 호소도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인 이재명·박용진·강훈식 후보(기호순)는 8·28 전당대회를 보름 앞둔 13일 정견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세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각자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렸다.
이재명 후보는 연설에서 "합리적이면서도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망설이지 않고 최대치로 확실하게 행사하겠다"면서 "여당의 독선과 퇴행에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 위기의 원인은 양극화와 불평등인데, 정부·여당은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무능력, 무책임, 무대책 3무(無) 정권에 맞서 민주당이 퇴행과 독주를 막고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 대구·경북, 제주, 인천까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74.15%를 기록하며 지지세를 확인한 만큼, 향후 이 같은 지지세를 바탕으로 정부·여당에 맞서는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당헌 80조' 개정 논란 등에서 자신을 향해 날을 세우는 박 후보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후보는 "정당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우리 박용진 후보 얼마든지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면서 "나와 다르다는 것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해 당의 지지를 높이는 시너지의 원천"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날도 당헌 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박 후보는 "당헌 80조 개정안 논란 결연히 반대한다"며 "내로남불 논란을 자초하고 정치적으로 긁어 부스럼, 정치적인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야당일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 대표일 때 만든 이 약속을 우리가 바꿔선 안 된다"면서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당원들이 부끄러워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또 이 후보를 겨냥해 "그 어느 대통령이나 리더들, 대선 패배의 책임을 또 다른 선거 출마로 뒤덮어 가며 책임을 회피하고 해명한 적이 없다"면서 "그게 우리 지도자들이 보였던 정신이다.

선당후사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후보는 자신이 이재명·박용진 후보와 다른 점을 부각했다.

강 후보는 "1위 후보의 득표율은 역대 최고라는데 정작 당원 투표율은 역대 최저"라며 "3분의 2에 가까운 당원들이 투표하지 않고 있다.

투표하지 않는 그 답답한 심정부터 들어봐야 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그는 "역대 최저 투표율, 대세론도 싫고 무조건 반대도 싫다는 거 아닌가"라며 자신이 새로운 민주당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표적이 된 이재명 (후보를 위해) 창이 되겠다.

소신파 박용진 (후보는) 넓게 포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경남에서는 "김경수 전 지사가 추진하던 부·울·경 메가시티의 꿈이 있다.

반드시 김 전 지사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고 부산에서는 "노무현, 문재인 두 분 대통령의 균형발전 의지를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부산 연설에서 당이 강령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삭제하려는 것을 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확립한 가치를 소주성이라는 방법론으로 구체화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성취가 (강령에서) 빠질 수 있다고 한다"며 "그래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강 후보는 부산에서 "평산마을의 평화, 민주당이 지켜야 한다.

동네 건달도 이것보다는 더 의리있게 한다"면서 "문재인을 지워 자신의 무능을 덮겠다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서 왜 우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키지 않는가"라고 호소했다.

당 대표 후보자 연설회에 이어 총 8명의 최고위원 후보자들도 각자의 정견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 40분께 울산, 경남, 부산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