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올해도 맹구니?'…브렌트퍼드에 0-4 완패하고 개막 2연패

텐하흐, 101년만에 개막 2연패한 맨유 감독 불명예
레전드 네빌 "맨유가 몰락하고 있다" 혹평
잉글랜드 프로축구 '거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구단 사상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개막 2연패를 당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EPL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5분 만에 무려 4골을 내주고 0-4로 완패했다.

맨유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을 상대로 치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1-2로 진 터여서 이날 패배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양산했다.

맨유가 1992년 EPL 출범 뒤 정규리그 개막 2연패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정 경기 연패 기록도 새로 썼다.

맨유는 현재 원정 7연패 중인데, 이렇게 길게 연패를 당한 것은 원정 11연패를 했던 1936년 이후 86년 만의 일이다.
맨유를 더 암울한 것은 야심 차게 영입한 에릭 텐하흐 감독이 세운 기록이다. 텐하흐 감독은 1921년 존 채프먼 감독 이후 101년 만에 개막 2연패를 당한 맨유 감독이 됐다.

텐하흐 감독은 아약스(네덜란드)를 지휘하며 두 시즌 연속 '더블(2관왕)'을 달성하고, 2018-2019시즌에는 22년 만에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올려놓으며 '젊은 명장'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맨유를 맡더니 시작부터 암울한 행보를 펼쳐 보이고 있다. 맨유는 이날 전반전 힘도 한 번 못 써보고 완패했다.
전반 10분 만에 조시 다실바의 기습적인 중거리 땅볼 슈팅에 선제 실점했다.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실책을 저질렀다.

전반 18분에는 브렌트퍼드가 강한 압박으로 맨유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탈취, 마티아스 옌센의 추가골로 마무리했다.

맨유의 악몽은 계속됐다.

브렌트퍼드는 전반 30분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벤 미의 헤더로 한 점을 더 달아났고, 35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브라이언 음베우모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텐하흐 감독은 2점 차가 됐을 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크게 낙담한 모습을 보였다.
맨유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날 슈팅 6개, 유효슈팅 2개를 날렸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맨유에 연패를 안긴 브라이턴과 브렌트퍼드는 중위권 팀이다.

지난 시즌 브라이턴은 9위, 브렌트퍼드는 13위에 자리했다.

맨유 레전드와 팬들은 한목소리로 팀을 비난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맨유 주장 출신 게리 네빌은 "42년 동안 맨유를 지켜봤지만, 오늘 전반전만큼 최악이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우리는 지금 맨유의 몰락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맨유 팬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맨유 선수들 대부분은 전반기를 마치면 크리스마스 쇼핑을 할 시간이 충분할 것"이라면서 "누구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물러난 뒤 한 번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