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업용수 시설 90년 만에 사라진다

서울시는 영등포구에 남아 있는 마지막 공업용수 공급시설을 2025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기인 1939년부터 건설돼 산업화를 견인했던 서울 공업용수도 역사가 86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공업용수는 완벽한 정수 공정을 거쳐 공급하는 수돗물과 달리 원수 그대로 또는 간이 정수 공정을 거쳐 산업단지로 공급하는 수도를 말한다. 복잡한 정수 과정을 별도로 거치지 않고 취수구를 통해 끌어올린 한강 물을 그대로 공급하기에 수돗물보다 훨씬 저렴하다.현재 서울 시내에 남은 마지막 공업용수 공급시설은 1969년 지금의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가 자리한 양화동 수원지 부근에 하루 5만t 규모로 1차 준공됐다.

1970년대 산업화와 함께 정점에 오른 서울시 공업용수도는 1974년 48개 업체에 하루 7만1000t을 공급하기도 했다. 시설 노후화와 잦은 누수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서울시는 올해 5월 시설 유지 효율성을 놓고 전문가 안전진단을 받았고,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개선하기보다 폐쇄하는 쪽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