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쿠바 잇는 다리…아바나에 '한국문화센터·한글학교' 열어

옛 한인후손문화원 확장 이전…광복절 기념식과 함께 개관
미수교국 쿠바에 14일(현지시간) 한국문화센터와 한글학교가 문을 열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대사 서정인)과 민주평통자문회의(민주평통) 중미·카리브협의회(회장 박래곤)는 이날 아바나에서 쿠바 한국문화센터 현판식 겸 광복 77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한국문화센터는 민주평통 중미·카리브협의회 주도로 지난 2014년 처음 문을 연 한인후손문화원(공식 명칭 '호세 마르티 한국·쿠바 문화클럽')을 확장·이전한 것이다.

한국문화센터는 멕시코로 노동 이민을 왔다가 1921년 쿠바로 재이주해 정착한 1세대 쿠바 한인의 후손들을 위해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십시일반 모금하고,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이 보태져 처음 건립됐다. 이후 쿠바 내 1천여 명 한인 후손들의 교류·소통의 장이자 쿠바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기지 역할을 해왔으나 시설 노후 등으로 확장·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쿠바 내에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문화를 향유하려는 수요도 더 커졌다.
새롭게 단장한 한국문화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폭넓게 알릴 예정이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한인 후손과 현지인들을 위해 공식 한글학교도 처음 개교했다.

센터 개관 첫 행사로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이 마련한 '한국 문화 돋움제'가 열려 쿠바 전역에서 찾아온 한류 팬들이 찾아와 한식과 한복, 전통공예, 국악 등 한국 문화를 즐겼다.

서정인 주멕시코 대사는 "한류 열풍 속에 한글과 한국문화에 애정을 가진 전 세계 젊은이와 후속 세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쿠바 한국문화센터와 한글학교가 쿠바 속에 한국, 한국 속에 쿠바를 이을 우정의 상징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개최된 광복절 기념식에선 일제시대 먼 곳에서 조국 독립자금을 보냈던 쿠바 한인들의 뜻을 다시 한번 기렸다.

아울러 우리 정부와 민주평통 등이 지원한 1만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생필품 등 후원 물품도 전달됐다.

15일엔 한인 후손들이 많이 거주하는 마탄사스와 카르데나스도 방문해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민주평통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