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하나로 두 개 번호 쓸 수 있다…한국도 다음달부터 '듀얼 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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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유심' 대신 'e심' 사용다음달부터 한국에서도 한 휴대폰으로 두 번호를 쓸 수 있는 ‘듀얼 심’ 시대가 열린다. 현재 사용 중인 실물 유심(USIM)에 추가로 e심(eSIM)을 쓸 수 있게 된다.
통신사 제공 QR코드 촬영
프로파일 내려 받으면 끝
비대면 개통…번호이동 쉬워져
갤럭시Z 폴드·플립4에 첫 적용
폰 하나로 업무·개인 번호 따로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 1일 e심 상용화에 앞서 통신 3사와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국내에서 스마트폰을 개통하려면 유심 카드가 필요하다. 유심은 ‘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 장치’의 줄임말로 가입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각종 개인 정보를 담고 있다. 물리적인 유심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바꾼 것이 e심이다. 스마트폰에서 통신사가 제공하는 QR코드를 촬영해 e심에 해당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내려받기만 하면 된다. 통신사 대리점을 찾아가거나 택배로 유심카드를 받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통할 수 있게 된다. 비대면·온라인 개통이 쉬워지는 것은 물론 통신사 간 번호이동의 장벽도 낮아진다.
무엇보다 e심이 상용화되면 휴대폰 하나로 번호 두 개를 쓸 수 있게 된다. 유심과 e심으로 각기 다른 서비스를 쓸 수 있게 된다. 업무용, 개인용 번호를 분리하는 것은 물론 해외로 여행을 갈 때 현지 데이터 요금제를 추가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 음성 요금제와 데이터 요금제를 따로 가입해 통신비를 아낄 수도 있다.한 통신사 관계자는 “업무와 개인 생활 분리를 선호하는 MZ세대가 듀얼 심을 활용해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듀얼 심 활성화 여부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요금제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스마트폰 절반은 e심
스마트폰 e심은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 주도로 2016년부터 표준화가 진행됐다. 2020년 말 기준 69개 국가 175개 통신사가 e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까지 세계적 스마트폰의 50%가 e심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한국 정부도 작년 12월 국내 이용자의 편익을 높이기 위해 e심을 도입하기로 하고 통신사, 제조사 등과 e심 협의체를 구성했다. 추가 개통 회선에도 선택 약정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도 갖췄다. 예를 들어 A 통신사에서 25% 선택 약정 할인을 받는 소비자가 B 통신사 요금제에 추가로 가입해도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e심은 소비자 편익과 경제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통신 3사 간 이동은 물론 통신 3사와 알뜰폰 간 이동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갤럭시Z폴드·플립4부터 적용
삼성전자가 오는 26일 출시하는 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에 e심이 적용된다. 이후 국내에서 출시하는 다른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도 e심이 적용될 전망이다. 애플은 2018년 출시한 아이폰XS부터 e심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동안 통신사들이 지원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다음달부터 별다른 조치 없이 e심을 쓸 수 있게 된다.e심 가격은 2750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e심은 현재 스마트워치 등 일부 기기에서 제한적으로 275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 유심칩 가격이 7700원임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