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바속촉'에 반했다…미국서 감사패 받은 K치킨

뉴저지주, BBQ에 "생큐"한 사연

지난해 미국 매출 7300만弗
1년새 2배 늘고 가맹점 대기 폭증
배달·온라인 주문도 입소문
“미국에서 한 달에 두세 번은 BBQ치킨을 먹습니다. 고든 존슨 뉴저지주 상원의원도 바삭하고 맛이 정말 좋다고 하더군요.”(엘렌 박 미국 뉴저지주 하원의원)

“한국 토종 브랜드인 BBQ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미국에서 열겠다는 대기자가 500명이나 돼요. 내년쯤에는 북미 지역 매장이 지금보다 네 배 많은 1000개로 폭증할 겁니다.”(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지난 12일 서울 문정동 제너시스BBQ 본사에 엘렌 박 의원이 방문했다. 윤홍근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에 미국 주 의회에서 감사패를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브랜드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연 BBQ를 중심으로 북미 대륙에 ‘K치킨’ 열풍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매출, 코로나 2년간 세 배 늘어

15일 BBQ에 따르면 BBQ의 미국 매출(소비자 판매 기준)은 지난해 7300만달러(약 953억원)로 2020년 3300만달러보다 121% 급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800만달러에 비해선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BBQ는 미국에 진출한 국내 프랜차이즈 중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다. 미국에만 이날 기준 150개다. 2020년 78개에서 지난해 101개로 늘어난 데 이어 매장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외식업 전문지인 네이션스레스토랑뉴스는 최근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외식 브랜드 25개 중 BBQ를 2위에 선정했다.

윤 회장은 “코로나19 이전 미국 시장에선 피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을 식당에서 먹거나 포장해서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치킨도 마찬가지였는데 한국에서 이미 뿌리 내린 치킨 배달과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미국에서 선제적으로 도입한 덕분에 비대면 소비가 대세가 된 코로나19 팬데믹 때 퀀텀 점프의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BBQ가 미국 땅에 발을 디딘 건 2006년이다. 윤 회장은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고 적자를 견뎠다”며 “지난해부터 미국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소비 경기 기여”

현지에선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진 상황에 BBQ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일자리 창출과 소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뉴저지주에 있는 BBQ 미국 법인 직원은 지난해 62명에서 올해 88명으로 늘었다. 매장을 낼 때마다 신규 채용이 점포당 3~10명씩 발생하고 있다. 박 의원이 방한해 BBQ에 감사패를 전달한 배경이다.

박 의원은 “소속 선거구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농심 등 대기업이 많지만 BBQ는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로서 관심이 많은 지역”이라며 “칙필레(Chick-fil-A), KFC 등 대형 치킨 브랜드 사이에서 현지 음식 문화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식 치킨을 비롯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존슨 상원의원을 비롯한 여러 미국인이 한국식 치킨을 먹어본 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식감과 소비자가 여러 가지 양념 맛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워했다고 전했다.윤 회장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1위인 맥도날드(전 세계 매장 수 3만7000여 개)를 따라잡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2030년 전 세계 5만 개 매장 개점이 목표다. 그는 “가맹점 1000개를 돌파하는 데 맥도날드는 14년 걸렸지만 BBQ는 창업 후 4년 만에 해냈다”며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