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격 잇따른 유럽 최대 원전에…러 "주변지역 휴전 제의"

러시아 "자포리자 원전 비무장화 아닌 휴전 논의해야"
14일 미국 등 42개국 규탄 성명 발표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한 러시아가 해당 지역에서 국지적인 휴전을 제안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엔과 유럽연합(EU)은 원전의 비무장화가 아닌 휴전에 대해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가 설치돼 단일 설비 기준으로는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이 지역을 점령한 뒤 원전 주변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지난 5~6일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 포격이 잇따르면서 방사능 누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1일에도 추가 포격이 이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가 이 원전을 향해 공격을 가했다며 포격 피해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사고 위험을 강조하며 이 원전에 대한 시찰 허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EU, 영국 등을 포함한 42개국은 14일 러시아의 원전 점령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원전 운영권을 반납하라는 내용이지만 러시아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