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옹 "솔로 활동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직접 연주 고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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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밴드 오디션 우승·준우승 진기록…"밴드 시장 침체에 관두고 싶기도" "음악은 영(靈·soul)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AI(인공지능)가 아니라 '사람 냄새'가 꼭 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수도 좀 하더라도 꼭 직접 연주하려고 했습니다.
"
밴드 시네마의 드러머이자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김슬옹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솔로 활동은 나의 장점을 찾고 음악과 나를 섞어가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음악 활동의 의의를 밝혔다.
그는 이날 새 싱글 '베터 노우'(Better Know)를 내놓고 지난 2016년 미니음반 '414' 이후 무려 6년 만에 솔로 활동을 재개했다. '베터 노우'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으로, 긱스의 루이가 랩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김슬옹은 "시네마에서는 얼터너티브 록 본류의 음악을 토대로 삼고 편곡을 했다면, 솔로곡은 펑크 음악에 가깝게 가되 연주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기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며 "이번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곁에 있다는 희망적인 내용을 어둡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기본기에 충실했다는 설명처럼 그는 이번 싱글 제작 과정에서 컴퓨터 드럼 사운드를 사용하는 '쉬운 길' 대신 실제 연주를 고집했다. 이 때문일지 몰라도 '베터 노우'의 사운드는 기승전결과 질감이 돋보였다.
직접 연주한 이유를 묻자 손쉬운 프로그램이 드러머를 대체하는 시대지만 본업이 드러머라는 자기까지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김슬옹은 "컴퓨터로 음악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시대지만 인간이 직접 연주하는 부분에 솔(soul)이 있다"며 "기술적으로 훌륭하게 포장했을 때보다는 날것을 보여줬을 때 나의 개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드럼이라는 악기는 이제 프로그램으로 '찍어내는' 시대가 되다 보니 연주자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작 '414'가 20대의 끓는 혈기를 고스란히 표출해냈다면, '베터 노우'는 가볍게 들을 수 있을 만큼 사운드와 감정이 절제됐다.
김슬옹은 "노래를 감각적으로 리듬 안에서 놀듯이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며 "사실 연주에서 힘을 빼면 오히려 자잘한 실수가 더욱 드러날 수밖에 없어서 연습량도 많이 늘렸다.
음악적으로 더욱 성장한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이어 "힘을 뺀 가운데 기승전결을 나누는 것이 '베터 노우' 제작 과정의 큰 미션이었다"며 "랩 파트에서는 맥주 한 잔을 마시고 가이드 녹음을 받으니 특유의 그루브가 나왔다.
사람의 기분 좋은 에너지가 최대치까지 올라가는 걸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우리 나이로 20세 때인 지난 2011년에는 KBS 2TV '톱밴드'에서 우승해 2인조 밴드 톡식으로 활동했고, 30세를 맞은 지난해에는 JTBC '슈퍼밴드 2'에서 준우승을 거머쥐어 시네마를 결성했다.
우리나라 방송가에서 그리 많지도 않은 밴드 오디션을 두 차례나 석권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김슬옹은 그러나 '슈퍼밴드 2' 때는 '톱밴드' 때와는 분위기가 꽤 달랐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 밴드 시장이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전성기 이후 20년 가까이 침체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가져온 '반짝 인기'가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란다.
"'톱밴드' 우승하고서는 행사 섭외도 많았고 금전적으로도 풍족했어요.
그때를 되돌아보면 저는 어깨에 이른바 '뽕'이 장난 아니게 들어가 있었을걸요? 하하."
그는 "지금은 밴드 시장이 많이 다운됐다"며 "저는 어떻게 될지 알았지만, '슈퍼밴드 2'를 함께 겪은 친구들은 오디션에서 처음 준우승이라는 걸 해봤으니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분위기를 조율하는 데 신경을 썼다.
(데뷔 이후) 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냉정한 사실은 저만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전업 음악인으로 살아가기에 녹록지 않은 현실에 그는 한때 음악을 접어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밴드 음악이 소위 '돈이 되는' 장르가 아니기에 지난 수년간 다른 가수나 방송 프로그램의 세션으로 활동하며 진로에 대한 생각을 거듭했다.
김슬옹은 "첫 솔로 음반과 이번 싱글 사이에 음악에 대한 꿈을 접은 때도 있었다"며 "각종 뮤지컬, 가요 음반 녹음, '불후의 명곡' 등에서 세션을 하면서 음악을 그만두고 싶더라. 세션 일을 한 것도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생계를 위해 억지로 연주하다 보니 회의감도 왔고, 연주하는 AI(인공지능)가 된 듯한 느낌도 받았다"며 "한편으로는 그러면서도 언젠가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끈도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찰나 그에게 온 두 번째 기회가 '슈퍼밴드 2'였고 그는 화려하게 준우승을 따내며 다시금 도약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밴드 시장에서 '스타'가 나오지 않는 것을 두고 스스로 반성하게 됐다"며 "이와 더불어 밴드 음악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자기 PR 등 이른바 '잿밥'에만 관심 있는 사람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무살 때는 패기로 '톱밴드'서 우승했다면 '슈퍼밴드 2'는 책임감으로 준우승한 것 같다"며 "밴드 멤버들에게 시네마가 실패하더라도 이를 딛고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를 해 준다.
다만 본연의 음악을 하지 않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면 실패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궁극적인 목표를 물으니 밴드의 음악, 연주, 활동을 전반적으로 코치해주는 '밴드 프로듀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소개 문구는 사실 맘에 들지 않아요.
오히려 드럼으로 노는 리드머(Rhythmer)라는 표현이 좋겠어요.
사실 저는 밴드 음악의 사운드 제작부터 연주 활동까지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볼 때 희열을 느끼거든요? 그렇다면 '밴드 프로듀서'를 고르고 싶네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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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시네마의 드러머이자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김슬옹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솔로 활동은 나의 장점을 찾고 음악과 나를 섞어가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음악 활동의 의의를 밝혔다.
그는 이날 새 싱글 '베터 노우'(Better Know)를 내놓고 지난 2016년 미니음반 '414' 이후 무려 6년 만에 솔로 활동을 재개했다. '베터 노우'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으로, 긱스의 루이가 랩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김슬옹은 "시네마에서는 얼터너티브 록 본류의 음악을 토대로 삼고 편곡을 했다면, 솔로곡은 펑크 음악에 가깝게 가되 연주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기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며 "이번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곁에 있다는 희망적인 내용을 어둡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기본기에 충실했다는 설명처럼 그는 이번 싱글 제작 과정에서 컴퓨터 드럼 사운드를 사용하는 '쉬운 길' 대신 실제 연주를 고집했다. 이 때문일지 몰라도 '베터 노우'의 사운드는 기승전결과 질감이 돋보였다.
직접 연주한 이유를 묻자 손쉬운 프로그램이 드러머를 대체하는 시대지만 본업이 드러머라는 자기까지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김슬옹은 "컴퓨터로 음악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시대지만 인간이 직접 연주하는 부분에 솔(soul)이 있다"며 "기술적으로 훌륭하게 포장했을 때보다는 날것을 보여줬을 때 나의 개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드럼이라는 악기는 이제 프로그램으로 '찍어내는' 시대가 되다 보니 연주자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작 '414'가 20대의 끓는 혈기를 고스란히 표출해냈다면, '베터 노우'는 가볍게 들을 수 있을 만큼 사운드와 감정이 절제됐다.
김슬옹은 "노래를 감각적으로 리듬 안에서 놀듯이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며 "사실 연주에서 힘을 빼면 오히려 자잘한 실수가 더욱 드러날 수밖에 없어서 연습량도 많이 늘렸다.
음악적으로 더욱 성장한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이어 "힘을 뺀 가운데 기승전결을 나누는 것이 '베터 노우' 제작 과정의 큰 미션이었다"며 "랩 파트에서는 맥주 한 잔을 마시고 가이드 녹음을 받으니 특유의 그루브가 나왔다.
사람의 기분 좋은 에너지가 최대치까지 올라가는 걸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우리 나이로 20세 때인 지난 2011년에는 KBS 2TV '톱밴드'에서 우승해 2인조 밴드 톡식으로 활동했고, 30세를 맞은 지난해에는 JTBC '슈퍼밴드 2'에서 준우승을 거머쥐어 시네마를 결성했다.
우리나라 방송가에서 그리 많지도 않은 밴드 오디션을 두 차례나 석권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김슬옹은 그러나 '슈퍼밴드 2' 때는 '톱밴드' 때와는 분위기가 꽤 달랐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 밴드 시장이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전성기 이후 20년 가까이 침체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가져온 '반짝 인기'가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란다.
"'톱밴드' 우승하고서는 행사 섭외도 많았고 금전적으로도 풍족했어요.
그때를 되돌아보면 저는 어깨에 이른바 '뽕'이 장난 아니게 들어가 있었을걸요? 하하."
그는 "지금은 밴드 시장이 많이 다운됐다"며 "저는 어떻게 될지 알았지만, '슈퍼밴드 2'를 함께 겪은 친구들은 오디션에서 처음 준우승이라는 걸 해봤으니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분위기를 조율하는 데 신경을 썼다.
(데뷔 이후) 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냉정한 사실은 저만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전업 음악인으로 살아가기에 녹록지 않은 현실에 그는 한때 음악을 접어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밴드 음악이 소위 '돈이 되는' 장르가 아니기에 지난 수년간 다른 가수나 방송 프로그램의 세션으로 활동하며 진로에 대한 생각을 거듭했다.
김슬옹은 "첫 솔로 음반과 이번 싱글 사이에 음악에 대한 꿈을 접은 때도 있었다"며 "각종 뮤지컬, 가요 음반 녹음, '불후의 명곡' 등에서 세션을 하면서 음악을 그만두고 싶더라. 세션 일을 한 것도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생계를 위해 억지로 연주하다 보니 회의감도 왔고, 연주하는 AI(인공지능)가 된 듯한 느낌도 받았다"며 "한편으로는 그러면서도 언젠가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끈도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찰나 그에게 온 두 번째 기회가 '슈퍼밴드 2'였고 그는 화려하게 준우승을 따내며 다시금 도약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밴드 시장에서 '스타'가 나오지 않는 것을 두고 스스로 반성하게 됐다"며 "이와 더불어 밴드 음악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자기 PR 등 이른바 '잿밥'에만 관심 있는 사람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무살 때는 패기로 '톱밴드'서 우승했다면 '슈퍼밴드 2'는 책임감으로 준우승한 것 같다"며 "밴드 멤버들에게 시네마가 실패하더라도 이를 딛고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를 해 준다.
다만 본연의 음악을 하지 않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면 실패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궁극적인 목표를 물으니 밴드의 음악, 연주, 활동을 전반적으로 코치해주는 '밴드 프로듀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소개 문구는 사실 맘에 들지 않아요.
오히려 드럼으로 노는 리드머(Rhythmer)라는 표현이 좋겠어요.
사실 저는 밴드 음악의 사운드 제작부터 연주 활동까지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볼 때 희열을 느끼거든요? 그렇다면 '밴드 프로듀서'를 고르고 싶네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