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세계 최초로 공공시설서 생리용품 무상 공급

중고교·대학 이어 지원 확대…런던시장 "영국도 '생리빈곤' 종식하라" 촉구
영국의 일원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경제난으로 생리용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생리 빈곤' 퇴치를 위해 세계 최초로 15일(현지시간)부터 공공시설에서 생리용품을 무료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2020년 11월 스코틀랜드 전역의 학교와 대학을 포함한 공공시설에서 생리대와 탐폰 등 생리용품을 무상 제공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2019년 4월에 법안을 발의한 노동당 모니카 레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가 스코틀랜드에서 이룬 업적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우리는 최초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생리 존엄'(Period Dignity)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기념비적인 날이다. 많은 활동가, 노동조합원, 모니카 레넌 의원 덕분에 생리 존엄이 현실이 됐다"며 "영국 정부는 이를 본받아 생리 빈곤을 종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코틀랜드는 생리 빈곤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2018년 9월 520만 파운드(약 82억 원)를 투입해 중·고교와 대학에서 학생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400파운드(약 63억 원)를 추가로 배정해 도서관과 여가시설에 생리용품을 비치했다. 레넌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 스코틀랜드 여성의 20%가량이 생리 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2017년 플랜 인터내셔널 UK에 따르면 영국 14∼21세 여성 10명 중 1명은 생리용품을 살 여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역시 작년 1월 생리용품 부가가치세 5%를 폐지했다. 생리용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곳은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 인도, 호주, 케냐, 말레이시아, 자메이카 등에 불과하다고 BCC 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