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건축] 페르시아 미학 담았다…이란 '카주 다리'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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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를 잇는 한경다리의 역사는 탐험의 역사다. 신석기 시대 물가에 놓인 나무판자와 돌을 떠올려보라. 거센 강물과 험한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이 고안한 최초의 구조물이 바로 다리였다. 다리는 우리가 가진 모험 본능을 반영한다.
도시마다 놓인 다리는 그곳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호주 시드니는 물론 유럽 각국의 주요 도시마다 그 지역의 얼굴이 된 다리가 있다. 이란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이스파한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카주(Khaju) 다리’가 있다. 길이 132m에 폭 12m, 2층으로 건설된 이 다리는 3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홍수를 막아주는 댐이자 모든 이들의 휴식처로 쓰였다.페르시아인들은 물을 다스리는 지혜가 있었다. 1666년 세운 이 다리는 그 자체로 페르시아 건축의 미학과 공학을 동시에 구현한 걸작이다. 가로 세로로 아치가 이어지면서 1층은 강을 건너는 용도로, 2층은 누구나 쉴 수 있는 쉼터로 쓰였다. 다리 중앙에 있는 8각형 정자에 오르면 압도적인 전망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야경으로도 유명한 카주 다리엔 공학적 비밀이 숨어 있다. 수량과 수압을 조절하는 댐 역할을 위해 홀수로 수문을 만들었다. 수문이 21개인데 수문 크기가 각각 정교한 비율과 규칙대로 서로 다르게 설계됐다. 강바닥 지형에 따라 물이 균일하게 잘 빠져나가는 동시에 다리의 어느 쪽도 잠기지 않도록 고안한 것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