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원하는 KT, 담원 넘어야 롤드컵이 보인다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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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오늘(18일) 2022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플레이오프 1라운드 두 번째 경기가 열린다. 최근 경기력이 향상된 KT롤스터가 흔들리는 담원 기아와 맞붙는다.KT는 ‘여름의 KT’, ‘서머의 KT’라고 불린다. 스프링 시즌보다 서머 시즌에 인상 깊은 경기력을 보여줘 붙은 별명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번 시즌 강함을 뽐내며 플레이오프 그 이상을 정조준하고 있다.
KT는 정규 시즌을 5위로 마무리했다. 담원과 동일한 10승 8패지만 득실 차에서 밀렸다. 하지만 최근 기세에선 앞선다. 1라운드에는 흔들렸지만 2라운드에는 6승 3패를 기록했다. 담원과 DRX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T1과 리브 샌드박스, 젠지 e스포츠를 상대로도 3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특히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젠지와의 대결에서 결국 패했지만 2세트에서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KT는 지난 17일 경기에서 리브 샌박이 승리하면서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 진출이 확정됐다. 최종 순위 최소 5위를 확보하며 챔피언십 포인트 30점 이상을 얻게 됐다. 오늘 패배해 30점을 얻는다면 광동 프릭스와 동률이지만 LCK 규정상 서머 순위를 우선해 적용한다.하지만 롤드컵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담원을 넘어야 한다. 올해 선발전이 더블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뤄지기 때문이다. 서머 우승팀과 챔피언십 포인트 최다 획득 팀을 제외한 챔피언십 포인트 순위 1위와 2위가 대결을 펼쳐 승자는 진출이 확정된다. 패자는 3위와 4위 간 대결의 승자와 다시 한번 최종전을 펼친다. 최종 순위가 높은 팀에게는 총 2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담원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라운드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젠지, T1, 리브 샌박, KT, DRX를 상대로 모두 패했다. 젠지와의 대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T1에게 완패당하며 기세가 꺾였다. 팬들이 코치진 교체를 요구하는 등 내홍을 겪는 상황도 부담이다. 긍정적인 점은 담원이 KT를 서머 시즌 1라운드에 세트 기준 2 대 0으로 완파한 기억이 있다는 것이다.
두 팀 간 대결에선 탑 라인이 중요한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의 탑라이너 라스칼(김광희)은 팀의 든든한 상수다. 라인전에서 단단함을 바탕으로 운영을 돕고 상대의 공세를 막아낸다. 일명 ‘철벽의 라스칼’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무엇보다 킬캐치 능력이 압도적이다. 이번 시즌에만 총 23번의 솔로킬을 성공시켰다. 탑 라이너는 물론이고 모든 선수 중에 1등이다. 킬 관여율도 63.8%로 T1 제우스(최우제)에 이어 2위다.담원 탑라이너 너구리(장하권)는 이번 시즌 기대만큼의 퍼포먼스를 못 보여주고 있다. 15분 골드 격차는 431로 2위, 15분 레벨 차이는 0.21로 1위다. 라인전 단계에서는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킬 관여율이 57.5%로 낮다. 공격적인 챔피언들로 활약했던 너구리가 탱커 메타인 요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름의 기운을 받은 KT는 더 높은 곳을 원한다. 담원 역시 다전제에서는 다른 모습이 기대된다. 작년과 재작년 두 번 연속 롤드컵 결승에 올라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한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두 팀 간 대결의 승자가 롤드컵을 위한 여정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