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공군 장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17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공군본부 공보정훈실 소속 A 중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검팀의 청구를 기각했다.
A 중령은 지난해 국방부가 가해자 장모 중사 등을 수사할 때 이 중사의 사망 원인을 왜곡하고 증거자료와 수사 상황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사자명예훼손·공무상비밀누설 등)를 받는다.
특검팀은 공보를 담당하던 A 중령이 당시 사건 은폐 의혹으로 공군 참모총장의 경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조사 과정에서 A 중령이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까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사자명예훼손 혐의가 피해자 측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인 만큼 최근 이 중사 유족 측에서 고소장도 제출받았다.
법원이 A 중령의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만큼 특검팀은 추후 보강 수사를 거쳐 A 중령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A 중령은 지난해 국방부 검찰단 수사 때도 20비행단 부대원에게 이 중사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제출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