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옮기고 반려견 둘러업고…폭우 속 빛난 소방관 활약

강원소방, 강릉 장덕리서 주민 9명 구조·25명 대피 도와
지난밤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 피해가 난 강원 강릉시 주문진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주민들은 물론 반려동물까지 안전한 곳으로 옮기며 피해를 막았다. 17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10분께 주문진읍 장덕2리 마을에 내린 폭우로 인해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변 주택 10여 가구가 물에 잠겼다.

마을주민들이 고립 위기에 처하자 소방당국은 대원 34명과 장비 17대를 출동시켰다.

사고 규모와 위급성을 고려해 강릉소방서는 물론 환동해특수대응단과 양양소방서 대원들까지 현장에 투입했다. 대원들은 0시 44분께 승용차에 고립된 주민 1명 구조를 시작으로 거동이 불편해 움직이지 못하고 집안에 머물러있던 어르신 등 총 9명을 구조했다.

또 주택에 남아 있던 반려견을 둘러업고 구조해 주인의 품으로 돌려줬다.
대원들은 이날 오전 3시 40분까지 구조활동을 비롯해 위험에 처한 주민 25명을 마을회관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강릉소방서 현장통제단은 시청으로부터 굴착기를 지원받아 하천변 공간을 확보하고, 한국전력공사와 협력을 통해 감전 위험을 제거하는 등 안전을 확보하는 데 힘썼다.

윤상기 소방본부장은 "또 언제 발생할지 모를 집중호우에 대비해 출동태세를 갖추고,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피해 마을과 가장 가까운 기상관측지점에서 관측된 전날부터 누적 강수량은 20.5㎜이지만, 강릉시는 짧은 시간 피해 마을에 최고 70㎜가량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장덕2교 인근 하천이 범람해 도로가 끊기고 장덕리 주택 10여 가구와 1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정확한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