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 美주식 쇼핑…아마존·JP모간 등 10조 담아
입력
수정
지면A19
유가 급등에 이익 늘어나자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올해 2분기 아마존, JP모간 등 미국 주식 약 10조원어치를 매입했다. 최근 유가 급등에 힘입어 수익이 불어난 가운데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17개사 주식 저가 매수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고서를 인용해 PIF가 지난 6월 말 기준 75억달러(약 9조9000억원)를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PIF가 주식을 사들인 기업은 아마존, JP모간,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17곳이다. 기업마다 4억~5억달러를 투자했다.PIF는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주식을 사들였다. 대부분 S&P500에 편입된 종목이다.
PIF가 보유한 미국 주식 평가액은 2분기에 30억달러 감소해 408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S&P500지수가 20% 급락했기 때문이다. 펀드 실적을 추적하는 웨일위즈덤에 따르면 PIF는 지난 2년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38%의 손실을 봤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사우디 왕가가 출자해 만든 국영 펀드다. 펀드 운용 규모가 6000억달러(약 785조원)에 이른다. 사우디는 이 국부펀드를 통해 수년간 미국 증시에 투자해 큰손으로 자리잡았다.올 들어 유가가 급등하자 펀드 운용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PIF가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의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PIF는 올 들어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에 30억달러, 영국의 명품 완성차업체 애스턴마틴에 4억달러 등을 새로 투자하기도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