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품산업의 미래 성장엔진 '푸드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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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부가가치 극대화하는 첨단산업인공지능(AI)이 내 취향을 반영해 식당을 추천하고, 음식을 주문하면 로봇이 직접 조리해 테이블로 서빙한다. 요리에 사용된 재료는 식물성 원료를 활용해 고기, 우유와 비슷한 맛을 내는 비건 식품이다. 사람은 건강한 음식을 즐겁고 편하게 먹기만 하면 된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이지만 이미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는 풍경이다. 외식업계의 인력난,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위기 등 농식품산업을 둘러싼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기 위해 농업에 첨단기술을 결합한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기업·스타트업 기술 개발·투자 활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런 움직임은 생산 단계의 스마트팜, 유통 단계의 온라인·비대면 유통플랫폼까지 농식품 가치사슬 전반에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푸드테크는 농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최상위 분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전통 식품산업에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기술(BT) 등을 접목한 신산업을 말한다. 농산물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 모바일 앱을 통한 맛집 추천, 맞춤형 식단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까지 음식을 만들어서 소비하는 모든 과정을 푸드테크 영역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푸드테크는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30년 1620억달러(약 2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대체식품 기술 하나로 조 단위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가 나왔으며,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사상 처음으로 푸드테크가 올해 주목해야 할 5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꼽혀 화제가 됐다. 이처럼 푸드테크는 전 세계적으로 식품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도 식품 안전, 식량 위기, 지속가능성 등이 이슈화되면서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푸드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푸드테크 산업은 어떨까. 국내 푸드테크는 이제 씨앗을 뿌리는 단계로 일부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푸드테크 분야에서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새롭게 등장했으며, 올해 7월에는 정부-기업-학계-연구기관이 머리를 맞대는 ‘한국푸드테크협의회’가 출범하기도 했다.그동안 정부는 푸드테크를 포함한 미래 유망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 서울대에 푸드테크 학과를 신설하는 등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BT, ICT 등을 활용한 대체식품 개발, 제조공정 고도화 등의 연구개발(R&D)을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푸드테크를 기반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예비 유니콘 기업을 키워내기 위해 더 과감한 ‘농식품산업 혁신’에 도전할 것이다. 기존의 낡은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지 않도록 푸드테크에 적합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스타트업과 벤처창업을 키울 모태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푸드테크와 같은 농업 전·후방 산업을 수출 산업화해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가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다.
푸드테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이 흐름을 어떻게 선도해 나가느냐에 따라 식품산업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의 외연 확장과 지속가능성 확보도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