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버드바이오, 37억원 유전자 치료제 FDA 승인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미국서 제일 비싼 약 등극
미국 신약기업 블루버드바이오의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었다.

블루버드바이오는 17일(미국 시간) 유전자 치료제 ‘진테글로(Zynteglo)’가 수혈이 필요한 지중해빈혈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얻었다고 발표했다.FDA는 정기적인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지중해 빈혈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테글로를 승인했다. 지중해빈혈은 유전성 혈액장애로 혈액내 정상 헤모글로빈과 적혈구가 감소해,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는 병이다. 현기증은 물론 쇠약, 뼈 이상을 비롯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지중해빈혈을 앓는 환자는 8000만~9000만명 정도로 예상된다.

진테글로는 단일 용량으로 1회 투여하는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다.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이 되는 베타글로빈을 생산하도록 조작된 환자의 골수줄기세포가 주성분이다.

이번 허가의 근거가 된 2건의 임상 3상(NCT03207009, NCT02906202)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진테글로를 투여받은 환자 41명 중 89%가 수혈 없이도 12개월 이상 일정 수준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확인됐다.진테글로는 미국에서 투약비용이 환자 1명당 280만달러(약 37억원)에 이르는 고가약이 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 가장 비싼 유전자 치료제인 졸겐스마(25억원)보다 더 비싼 가격이다.

이전까지 지중해빈혈로 허가된 약은 ‘레볼로질’이 전부였다. 3주마다 한 번씩 피하주사로 투약해야 한다. 1년 약가는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주기적인 수혈의 필요성에 따른 비용과 레볼로질 약가 등을 고려해 진테글로의 약가를 책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테글로는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2019년 6월 승인을 받았다. 유럽에서의 1회 투약 가격은 180만달러(약 24억원)다. 하지만 제조상의 문제로 2021년 1월까지 출시가 미뤄졌고, 출시 이후에도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합의에 실패한 일부 국가에선 철수하기도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