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M&A' 조롱 받던 사업…10년 만에 8000억 '대박'

포스코 지분 투자한 로이힐
애물단지서 '황금알 거위'로
포스코홀딩스가 세계 최대 철광석 광산인 호주 로이힐(사진)을 통해 8000억원에 육박하는 배당금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면서 로이힐 실적이 개선된 결과다. 업계에서 로이힐 광산은 ‘고진감래’의 사례로 통한다. 인수 초기엔 실패한 인수합병(M&A)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지금은 실적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공급망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 상반기 로이힐 운영업체인 로이힐홀딩스로부터 배당금으로 1486억원을 받았다. 2020년 1140억원, 지난해 5230억원을 합하면 누적 배당금은 7856억원에 달한다.포스코홀딩스는 2010년 로이힐 운영사인 로이힐홀딩스 지분 12.5%를 취득하며 3대 주주가 됐다. 호주 서부 필바라 지역에 자리 잡은 로이힐은 추정 매장량이 23억t에 달하는 세계 최대 단일 철광석 광산이다. 호주 자원업체인 핸콕(지분 70%)과 일본 마루베니상사(15%), 중국 차이나스틸(2.5%)도 로이힐 주주다.

인수 직후 철광석 가격이 출렁이면서 로이힐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했다. 지분을 사들인 2010년 국제 철광석 가격은 t당 200달러대까지 치솟았지만 2015년 12월에는 38달러로 떨어졌다. 검찰이 2015년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추진한 에너지·자원개발사업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로이힐 투자도 구설에 올랐다.

철광석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로이힐홀딩스는 2021년과 올 상반기 각각 3조7407억원, 1조367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만큼 배당수익도 불어났다.안정적 철광석 조달처를 확보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그룹은 올 상반기에만 로이힐에서 2104억원어치의 철광석 등을 사들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