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천적' 리즈 체니, 대선 나가나

공화당 예비선거 패배했지만
트럼프 저지 행보로 '인기'
미국에서 리즈 체니 공화당 의원(하원·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공화당 예비선거에 패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려는 행보를 보이며 세를 확장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와이오밍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체니 의원은 99% 개표 기준 28.9% 득표율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경쟁자인 해리엇 헤이그먼 후보는 체니 의원보다 37.4%포인트 앞선 66.3%를 득표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 본선 진출권은 헤이그먼 후보에게 돌아갔다.이번 예비선거는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체니 의원이 맞붙는 선거로 통했다. 반(反)트럼프 행보를 보인 체니 의원을 막으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이그먼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날 체니 의원은 “예비선거는 끝났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처지를 대선 직전 의회 선거에서 패배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에 빗대기도 했다. 사실상 2024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는 해석이다.

체니 의원은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로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천적으로 통한다.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다 당내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직에서 경질된 바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1·6폭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직을 맡았다.패배 선언에서 체니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우리(미국)에게 매우 심각한 위협이자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며 “그(트럼프)를 물리치려면 공화당 민주당 그리고 무소속 의원들에 이르는 광범위하고 단합된 전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체니 의원은 반(反)트럼프 조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체니 의원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체니 의원이 대권에 나서도 공화당 내 입지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도 “체니 의원이 승리할 가능성은 없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를 뺏어올 순 있다”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