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소재 수입처 다변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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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무역수지 적자 진단 보고서한·중 수교 30년 만에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대(對)중국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선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에 대한 수입처 다변화와 중국과의 기술 초격차 유지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대중국 10대 흑자·적자 품목 대부분에서 무역수지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무협은 최근 대중 무역수지 적자 요인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입 급증 △반도체 제조용 장비·액정표시장치(LCD)·자동차부품·석유제품·화장품 수출 부진 등을 꼽았다. 중국의 한국 제품 수입 증가율은 3월 6.8%에서 4월 -5.6%, 5월 -3.0%, 6월 -7.2% 등 연이어 감소세를 나타냈다.중국으로부터의 수산화리튬 수입이 올 상반기 네 배 늘어나면서 주요 무역적자 요인이 됐다. 수산화리튬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83.2%다. 한국의 전기차 수출이 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입도 함께 증가했다. 대중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서 수입처 다변화 및 대체 생산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단기간에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호주·칠레 등 3개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의 86%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포스코가 아르헨티나에 짓고 있는 연간 2만5000t 규모(전기차 60만 대분)의 리튬공장은 2024년 완공이어서 물량 확보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무협은 “대중국 수출 부진 원인이 품목별로도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의 경우 중국의 장비 자급률 상승으로 상반기 수출이 51.9% 줄었고 한국차 수요 감소로 자동차부품도 23.5% 감소했다. 석유제품은 중국이 탄소 저감을 이유로 수입 소비세를 부과하는 등 수출 여건 악화로 47.8% 감소했고, 화장품은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 확산에 20% 이상 줄어들었다.
홍지상 무협 연구위원은 “대중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면 신산업과 관련된 핵심 소재에 대해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 체계를 확보하고 기술집약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 수출 경쟁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