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가을엔 안한다…'연말·내년 초'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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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시기와 겹쳐 부담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시기로 ‘연말·내년 초’가 최근 여권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난 뒤 연말이나 내년 초에 전대를 열자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전대 개최 시기에 이견을 보여온 유력 당권 주자들의 의견이 대체로 정기국회 이후 개최로 모이는 분위기다.
정기국회 마친 뒤 개최 '무게'
'이준석 징계 만료' 시점도 고려
주호영 "당 갈등 수습 못해 사과
비대위 가처분 신청 기각 확신"
정기국회 이후 전대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기국회와 (전대 시기는) 특별한 상관이 없다”면서도 “(당내에) 또 다른 의견도 있어 그 의견들을 다 존중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적절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주장해온 9월 말~10월 초 ‘조기 전대’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안철수 의원도 지난 12일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제대로 잘 치러 삶이 좀 더 나아지겠다는 확신을 국민들께 심어주고 전당대회는 그다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여권에선 전당대회 시기로 △정기국회 기간(9~12월 초) 중인 9월 말~10월 초 △국감(10월 초중순)을 마친 뒤인 11~12월 △정기국회 임기가 끝난 뒤인 연말 또는 내년 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중 9월 말~10월 초에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집권 여당이 비대위 상황을 길게 끌고 가면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하지만 최근 들어 ‘연말·내년 초 전대’ 주장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의 일정으로 전대를 열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당 내외에서 정기국회를 끝낸 뒤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했다. 주 위원장 발언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주 위원장 성향상 대통령실과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정기국회 이후 전대를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전대’ 주장은 이준석 전 대표의 거취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내년 초 징계가 만료되는 이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막으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전대 시기가 내년 초로 결정되면 ‘친윤(친윤석열)계’이자 국무위원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 장관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당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정치인인데 생각이 왜 없겠냐”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과로 시작한 첫 비대위 회의
전대 시기와 룰을 정할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주 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 “당의 갈등과 분열이 생긴 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간 일, 민생 잘 챙겨서 유능한 집권당이라는 인식을 주지 못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한 일 모두 사과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 전원이 일어나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주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운영 방향에 대해 “당의 모든 조직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후임 지도부를 구성하는 일, 그 두 가지가 성공하면 관리는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를 없애고 비대위 체제로 일원화하자’는 취지의 안 의원 주장에는 “내일(19일) 최재형 당 혁신위원장으로부터 보고받게 돼 있다”며 “비대위와 혁신위 각각의 역할이 있고 활동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 사무총장에 TK(대구·경북) 출신 재선의 김석기 의원이 임명됐다. 수석대변인에는 초선의 박정하 의원,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초선의 정희용 의원이 임명됐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