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RM이 읽은 책 주세요"…K문학까지 '선한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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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BTS 팬들, RM 추천책 함께 읽어지난해 <요절>이라는 책이 10년 만에 재출간됐다. 12명의 요절한 화가를 다룬 이 책을 부활시킨 건 다름 아닌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본명 김남준). BTS 영상에서 RM이 식사하며 이 책을 곁에 놓아둔 게 팬들의 눈에 포착된 것이다. 팬들의 구매 문의가 쏟아지자 출판사는 절판됐던 이 책을 다시 펴냈고, 책은 예술분야 베스트셀러 1위로 직행했다. 그가 추천한 책 <사물의 뒷모습>은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250배 급증하기도 했다.'미술계의 큰손'으로 익히 알려진 RM은 소문난 독서인이기도 하다. 그가 읽는 책은 BTS 노래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다. BTS의 앨범 '윙스'는 헤르만 헤세의 대표 소설 <데미안>을 모티프로 삼았다. 노래 '세렌디피티'는 김춘수 시인의 시 '꽃', 노래 '피 땀 눈물'은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인용했다.'RM이 요새 무슨 책을 읽는지'는 이제 전 세계 BTS 팬의 관심사다. 미국 대형 서점 반스앤노블의 일부 매장은 RM의 본명을 따서 '남준의 서재(Namjoon's Library)'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K팝 인기가 한국 문학, 출판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RM이 읽었거나 추천한 책을 모아놓은 웹사이트까지 등장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최근 영문 계간지 KLN를 통해 '남준의 서재(Namjoon's Library)'라는 웹사이트를 소개했다.
K팝 인기가 K문학 관심으로 이어져
BTS 팬이 만든 이 사이트에서는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등 RM이 택한 책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책 목록은 수시로 추가된다. 이 사이트는 "좋은 책은 모두를 위한 것(Good books should be for everyone!)"이라고 강조한다.한국문학번역원 측은 "BTS는 새로운 문화로 향하는 문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서관, 즉 한국 문학으로 채워진 도서관으로 향하는 세계도 열어젖혔다"고 평가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