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서 코인번다…국내산 M2E '슈퍼워크'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

'클립'만 연결하면 누구나…국내 접근성은 최고
리더보드·스웻 도입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 방지
생태계 운영 매커니즘 호평…'소통은 부족' 지적도
# 인터넷은 90년대 대중 보급 이후 30여 년간 쉬지 않고 진화했습니다. 제한적 정보에 일방적 접근만이 가능했던 웹 1.0(Web 1.0), 대중이 직접 정보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중심 웹 2.0(Web 2.0) 시대를 지나 현재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활용해 대중 모두가 운영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된 웹 3.0(Web 3.0)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는 다가오는 시대를 선도하고자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들의 기술과 그들이 그리는 웹 3.0 시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 알아볼 프로젝트는 클레이튼(Klaytn, KLAY) 기반 M2E(Move to Earn, 돈 버는 운동) 프로젝트 '슈퍼워크(WALK)'입니다.

슈퍼워크는 운동과 토큰 이코노미를 결합해 바쁜 현대인들의 삶에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운동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로 탄생한 웹 3.0 헬스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7월 29일 국내 M2E 프로젝트 최초로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슈퍼워크가 타 M2E 프로젝트와 비교해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는지, 그들이 그리는 운동과 웹 3.0의 결합은 어떤 모습인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클립'만 연결하면 누구나…국내 접근성은 최고

슈퍼워크는 크게 두 가지 모드로 나눠져 있습니다. 운동화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보유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Pro) 모드와 NFT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만보기처럼 활용할 수 있는 베이직(Basic) 모드죠.

베이직 모드는 카카오 가상자산(암호화폐) 지갑 클립(Klip)을 앱에 연동한 유저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운동 보상으로 제공되는 토큰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지갑이 필요하기 때문에 클립 연동이 필수적이죠.

베이직 모드를 통해 운동하는 유저들은 매일 3000, 7000, 1만 걸음을 달성할 때마다 랜덤 보상 상자를 오픈할 수 있습니다. 보상 상자를 클릭하면 광고가 팝업되고 광고 시청 후에는 소량의 워크(WALK) 토큰 등 보상을 얻게 됩니다.
슈퍼워크 베이직 모드(좌), 프로 모드(우) / 사진=이영민 기자
베이직 모드를 통해 처음 NFT 플랫폼을 이용하는 유저들도 쉽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슈퍼워크의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이렇게 플랫폼에 유입된 유저들은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자산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아지죠.

꾸준히 베이직 모드로 운동한 유저들은 획득한 WALK 리워드를 클레이튼으로 스왑해 현금으로 사용할 수도, 운동화 NFT를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NFT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씨 등 기존 NFT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클립 지갑에 보유한 KLAY를 사용해 앱 내 마켓에서 NFT를 구매해 프로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거래 수수료도 기존 NFT 마켓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슈퍼워크 인앱 마켓은 거래 수수료 없이 창작자 로열티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죠.프로 모드는 NFT를 보유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유한 NFT의 특성에 따라 채굴이 가능한 속도가 있는데, 이 속도는 GPS 시스템을 통해 측정됩니다. 현재 슈퍼워크에는 워커(1~6km/h), 조거(5~12km/h), 러너(8~20km/h), 올라운더(1~20km/h) 등 4종의 NFT가 있습니다.

각각의 NFT들은 레벨과 희귀도를 갖게 됩니다. 레벨과 희귀도에 따라 포인트 획득량, 거리당 내구도 감소 속도 등의 차이가 있죠. 레벨은 채굴한 WALK 토큰과 앱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레벨업, 제작, 승급 재료인 스웻(SWEAT)을 사용해 올릴 수 있으며, 희귀도는 NFT 마켓에서 거래 가능한 쿠폰 NFT를 통해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리더보드·스웻 도입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 방지

M2E의 선두 주자였던 스테픈(STEPN)의 열풍이 사그라든 근본적인 이유는 지속적인 운영이 힘든 '채굴 생태계' 구조에 있었습니다. 유저들의 브리딩(신발과 신발을 합성해 새로운 신발을 낳는 시스템)과 채산성 개선으로 채굴 토큰의 양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이처럼 기존 M2E 프로젝트들은 서비스가 인기를 끌수록 유틸리티 토큰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유저들이 많아지고 채산성이 높아지면 토큰 발행량이 급증하면서 유틸리티 토큰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 결국 토큰 가치가 하락하게 되는 겁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계속 지속돼 신규 유저가 끊임없이 증가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유입 정체기에 돌입하는 순간 수요가 공급을 이겨내지 못하게 되는 거죠.

슈퍼워크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리더보드(Leader Board)'와 '동적 공급'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다른 M2E 프로젝트들은 운동을 통해 바로 토큰을 채굴할 수 있지만, 슈퍼워크는 그렇지 않습니다. 매일 운동화 NFT 에너지를 사용해 얻은 포인트를 통해 리더보드 순위를 매기고, 이를 기반으로 매일 자정 포인트에 따른 WALK를 분배받는 방식으로 리워드를 얻죠.

또한 동적 공급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수(DAU, MAU), 수리 비용, WALK 순매도량 등 다양한 수치를 고려해 일일 WALK 보상 풀이 조정됩니다. 전일 대비 사용된 수리 비용, 워크 인출량이 감소하면 다음날 WALK 보상 풀의 규모도 작아지는 원리입니다.
슈퍼워크 리더보드(좌), 일일 변동 풀이 적용된 워크 획득 내역(우) / 사진=이영민 기자
사용자들이 NFT를 통해 운동을 진행하면 분 단위로 GPS 수신도, 목표 속력에 대한 정확도, 소모한 에너지, NFT의 종류, NFT의 스탯 등 다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정된 포인트를 획득하게 되고, 24시간 동안 획득한 포인트로 순위를 매겨 리더보드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이후 매일 조정되는 동적 WALK 보상 풀 등 모든 변수를 고려해 리더보드 내 기록된 포인트를 기반으로 보상 토큰 배분이 진행되는 거죠.

채산성 상승에 따라 신규 유저의 진입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해 일일 보상 풀의 일부를 기본 보상 풀로 설정하기도 했습니다. 기본 보상 풀 할당 물량을 통해 사용자 획득 포인트에 따라 정산되는 기본 보상을 받게 된 겁니다.

슈퍼워크는 이런 시스템들을 활용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채굴 양극화를 완화하고, 신규 유저들은 수리비 부담 없이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거죠.
WALK 동적 공급 구조 / 사진=슈퍼워크 오픈독스
제작 아이템 '스웻'을 도입해 기존 M2E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브리딩 시스템도 개선했습니다. 스웻은 온체인 상에 존재하는 토큰이 아닌 신발 레벨 업, 제작, 승급 등에 WALK 토큰과 함께 사용되는 재료 아이템으로, 실제 운동화 NFT를 사용해 운동하는 유저만이 획득할 수 있죠.

유틸리티 토큰과 거버넌스 토큰만으로 브리딩이 가능했던 M2E 프로젝트들이 직면했던 문제인 무분별한 브리딩으로 인한 바닥가 하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스웻을 도입한 겁니다. 스웻이 브리딩 재료로 추가되면서 실제 앱을 통해 꾸준히 운동하지 않는 사용자들은 NFT 브리딩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거죠.

신발 NFT의 채굴 퍼포먼스 스탯에 따라 달라지는 포인트 획득량과 달리, 스웻은 신발 NFT의 희귀도와 사용자가 무작위 확률에 따라 획득량이 달라집니다. 노말 워커의 경우 10% 확률로 3스웻, 30% 확률로 2스웻, 50% 확률로 1스웻, 10% 확률로 0스웻을 얻을 수 있습니다. 평균 속도가 높은 조거와 러너의 경우 스웻 획득량이 워커보다 높으며, 신발 NFT의 희귀도가 높을수록 획득하는 스웻의 양도 증가하죠.
슈퍼워크 앱 내 브리딩 화면(좌), WALK 토큰과 함께 스웻이 재료로 사용된다. 실제 앱 내 운동 화면(우), 포인트 획득 시 랜덤으로 스웻을 획득할 수 있다. / 사진=이영민 기자

생태계 운영 매커니즘 호평…'소통은 부족' 지적도

슈퍼워크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존 M2E들이 보여주지 못한 시스템들을 다수 구축하면서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운영과 소통 측면에서는 모자란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향후 로드맵, 개선 방향, 홀더 의견 수렴 등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팀과 홀더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리 잡은 NFT 시장에서 소통이 어렵다고 느끼는 홀더들은 프로젝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함께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한 유저는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7월 29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업그레이드 쿠폰 이슈, 소통의 부재, 1세대 브리딩 물량 유입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바닥가가 폭락했다"면서 "민팅가로 운동화 NFT를 구매한 유저들이야 아직도 수익권이지만, 서비스 오픈 전 오픈씨, 팔라 등 NFT 마켓에서 2차 거래로 NFT를 구매한 유저들은 엄청난 손해를 떠안게 됐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슈퍼워크 팀은 0세대 보유자들을 위해 무료로 레어 업그레이드 쿠폰 NFT(성공 확률 30%), 에픽 업그레이드 쿠폰 NFT(성공 확률 20%)를 배포했습니다. 쿠폰 사용을 통해 WALK, 스웻 소각처를 마련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죠.
슈퍼워크 쿠폰 / 사진=슈퍼워크 오픈독스
하지만 일부 유저들이 0세대 운동화 NFT에 쿠폰을 사용해 실패하면 낮은 바닥가에 매도하고, 성공하면 레어, 에픽으로 되팔아 차익을 챙기면서 일반 0세대 노말 신발들의 바닥가가 추락하게 된 겁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M2E(무브투언)가 아니라 L2E(럭투언)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슈퍼워크 0세대 운동화 NFT는 서비스 시작 전 민팅가(350 KLAY, 370 KLAY, 420 KLAY)의 3배에 육박하는 1200 KLAY를 넘어서기도 했죠. 하지만 오픈 베타 시작 이후 4주간 바닥가는 고점 대비 약 60% 이상 폭락했습니다. 22일 현재 기준 0세대 신발 중 가장 가격이 싼 노멀 워커의 경우 480 KLAY의 바닥가를 기록하고 있죠.
8월 22일 기준 슈퍼워크 0세대 운동화 NFT 바닥가 / 사진=슈퍼워크 워라벨 카페
또 다른 유저는 "이런 상황에서 슈퍼워크 팀은 현재 바닥가 폭락에 대한 인식, 앞으로의 개선 방향, 마케팅 방안 등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서 명쾌한 답변을 주지 못했다"라며 "만약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졌다면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유저들이 떠나면서 바닥가 폭락 사태가 심화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슈퍼워크 팀은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소통을 더 자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를 배치할 계획이며, 타 프로젝트와 유사한 수준으로 소통 채널을 끌어 올리겠다. 10월 대규모 밋업(Meet-up)도 예정돼 있다"라고 대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토큰 생태계 인프라로 주목받은 M2E 프로젝트 슈퍼워크, 소통·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M2E의 대세를 이어갈 신개념 웹3 헬스 플랫폼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요? 독자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블록체인 Web 3.0 리포트]는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 리서치란에서 주기적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