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우리 안 태극기부대인 악성팬덤과 결별"…이재명에 제안

당대표 출마한 박용진 의원
이재명 ‘셀프공천 논란’ 직격

‘태극기부대식 악성팬덤’에도 경종
친명 후보 ‘줄세우기’도 지적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경DB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19일 “우리 안의 태극기부대인 악성팬덤과 결별하자”고 상대 후보인 이재명 의원에 제안했다. 박 의원은 ‘셀프공천’과 ‘줄세우기’ 등과의 결별에 대해서도 이 의원의 동참을 호소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민주당 바로 세우기 공동선언’, 이재명 후보에게 제안합니다>라는 글에서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바로 세우기 공동선언>을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박 의원은 현재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민주당의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역대 어느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호남 투표율이 이렇게 낮은 적이 있었느냐”며 “시끄러운 소수의 민주당이 아닌, 조용한 다수 국민의 민주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공동선언으로는 ‘셀프공천 퇴출’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셀프공천때문에 사천(私薦)의 우려가 빗발치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지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당의 의사결정구조를 존중하는 지도자가 되자”고도 했다. 그는 “특정인을 위해 당의 중지와 총의를 모은 비대위 의결조차 무력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친명(친이재명) 강성 당원들이 요구한 당헌 80조 1항(기소 시 직무정지) 개정을 수용하지 않자, 당헌 80조 완전 삭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을 비판한 것이다. 박 의원은 “그런 주장을 자제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라고도 했다.

일부 의원들을 '수박'이라고 규정하고 협박 등을 일삼는 강성 당원들에 대해서는 “우리 안의 태극기부대인 악성팬덤”으로 규정했다. 박 의원은 “우리 안의 전광훈 목사 같은 분들, 좌표 찍기와 증오와 혐오, 인신공격, 심지어 문자폭탄을 통해 살해 협박까지 하는 정치훌리건과 좌표부대와도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특정 당 대표 후보에 편승하는 ‘줄세우기’와 결별도 제안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정청래·박찬대·장경태·서영교 후보 등이 ‘친명 후보’를 자처하며 이 의원 후광에 의지하는 것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장경태 정청래 서영교 박찬대 의원과 환호하는 모습. 정청래 SNS
박 의원은 “공공연히 최고위원 후보들을 줄 세우는 등의 짝짓기와 배제투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박 의원은 당원투표 방식을 전당원 투표권자 총수의 과반 투표·찬성으로 결정, 윤리심판원 위원 추천에서 당 대표 영향력을 배제하는 등 방안도 제안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