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신상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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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A기업의 사례

A기업은 매출 절반 이상이 투자되는 거대한 사업을 김상무에게 맡기고 추진하도록 했다.
김상무는 팀원들과 함께 3년의 사업 기간 동안 대부분 회사에 머물며 이 사업을 성공리에 추진했다. 3년의 힘든 노력이 결실을 맺어 김상무와 팀원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회사는 직원으로 당연히 일을 했다고 하며 김상무에게 회식비와 전원 1주일 포상 휴가를 줬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다 안전 사고로 사람이 사망하고 크게 다치며 거래처의 납기를 맞추지 못해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회사는 특별 감사를 실시하고 김상무와 팀장은 사고 책임을 물어 보직해임을 시켰고, 담당자는 중징계를 받았다.
잘한 일에 대한 보상은 적고, 실패했을 때의 처벌은 매우 엄격했다. 회사의 결정을 본 회사의 임직원은 도전적이고 높은 수준의 위험한 일은 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시킨 일만 합니다. 모두가 책임을 미루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면 서로 피하려고만 한다.왜 신상필벌인가?

신상필벌은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잘못이 있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신상필벌의 핵심은 공로와 잘못, 상과 벌의 기준이다. 3가지 중요한 판단요인이 있다.
첫째, 무엇이 공로이며 잘못인가를 명백하게 구분해야 한다. 공로가 없는 사람을 공로가 있다고하는 것과 반대의 경우가 있다면 억울한 사람이 발생한다.
잘못의 경우에는 더욱 그 심각성이 크다. 공로는 스스로 성취와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기에 남이 인정하지 않아도 내가 인정하면 된다. 하지만, 잘못하지 않았는데 잘못했다고 하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둘째, 공로와 잘못에 대한 상과 벌의 수준을 정하는 것이다. 위의 사례처럼 공로에 대한 이익은 매우 약하고, 잘못에 대한 처벌이 강하다면 누가 도전적이고 위험한 일을 하겠는가?
많은 기업에서 도전과 실행이 되지 않는 이유를 뽑으라면 바로 공로와 잘못의 기준이다.
셋째, 공로와 잘못에 대한 상벌의 엄격한 적용이다.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상을 주지 않고, 잘못이 없는 사람을 처벌한다면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믿음을 깨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대의 경우, 공로가 없는 사람에게 상을 주고, 잘못이 있는 사람을 처벌하지 않으면 조직이 어떻게 되겠는가? 상벌의 형평성이 무너지는 순간, 회사의 철학과 원칙, 규정과 규칙은 의미가 없게 된다.

어떻게 신상필벌을 엄격하게 가져갈 것인가?최근 민주노총 산하 조직원의 3차례 본사 점거 사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조직과 회사, 나아가 나라가 한 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체계와 제도가 정립되고 그 체계와 제도가 지켜질 때 가능하다. 조직, 회사, 나라가 갈등이 심화되고 분열이 일어나는 것은 사람들이 이기를 도모하기 때문 아닐까?
체계와 제도가 확립되어 엄격하게 적용된다면, 개인과 조직의 이기는 사라지지 않겠는가?
만약 조직, 회사, 나라를 이끄는 리더가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면 조직, 회사, 나라는 분열되고 경쟁력은 급속하게 떨어지게 될 것이다.
신상필벌이 엄격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가정부터 학교 나아가 사회의 질서가 정립되고 엄격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해서는 안 되는 일은 하지 않도록 교육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잘못하면 주변 어른들이 그 잘못을 지적하고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잘못하는 아이들을 사회가 방치하면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한다. 삶의 질서가 확립되지 않은 사회가 건전할 수가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마라’는 이웃나라의 사회적 가치가 부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가 사회 전체에 팽배해 있다면 그 안의 구성원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둘째, 리더의 솔선수범을 통한 모범과 엄격한 실행이다.
실행이 안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래로부터 실행의 강요이다. 위로부터 아래로의 실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리더가 솔선수범을 통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직원들은 리더가 어떻게 행동하는 가를 보며 따라하는 법이다.
자신은 하지 않으면서 직원에게만 하라고 했을 때 지켜지겠는가?
셋째, 신상필벌의 명확한 정의와 일관된 적용이다.
무엇이 잘하는 일이며, 무엇이 잘못한 일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이다.
물론 하나하나 행동 사례를 전부 기술할 수는 없다. 인사팀 등 주관부서와 상벌위원회를 통해 적용 범위, 내용, 상벌 기준을 정하고 전 임직원에게 공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신분 여하를 떠나 모든 임직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리더가 모범을 보이며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질 때 신상필벌도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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