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말 2초 전당대회?…시점 두고 與 당권주자 신경전 지속

주호영 "정기국회 후 전당대회 바람직"
김기현 "새해에도 비정상 지속되면 국정 동력 상실"
연초 전대 시 이준석 출마 가능성도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점을 두고 차기 당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연말 연초 전당대회에 당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정기국회 기간에 여당이 '당권싸움'에 집중한다는 비판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다만 연말, 연초 중 구체적인 전대 시점을 두고서도 당권주자들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는 내년 초 전당대회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2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12월에 전당대회 (준비) 일정을 시작하면 1월 말이나 2월경에 새 지도부가 뽑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권 첫해 정기국회 기간 중 여당이 전당대회를 한다는 것이 국민들 눈에는 '당권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적어도 정기국회가 끝나고 난 뒤 전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내부적으로는 전당대회 준비에만 45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9일 정기국회가 끝난 후부터 권역별 토론회, TV토론회 등 준비를 진행한다면 전당대회는 빨라도 1월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권주자들의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주 위원장의 '1말 2초 전당대회' 언급에 대해 "당의 비상상황을 해를 넘기면서까지 해소시키지 못해 새해 벽두 새 출발 때에도 여전히 비정상 상태를 지속한다면 국정 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내 당 대표 선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대선 때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당심을 다져놓은 만큼 전대 시점이 빠를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제대로 잘 치른 뒤 전당대회는 그다음"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전대 시점이 늦어질수록 당내 세력 기반을 다질 시간을 벌 수 있는만큼 안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권성동 원내대표 입장에서도 전대가 늦어질수록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당대회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당권주자 후보군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대한 차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여당이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당 대표 자리를 잃게 된 이준석 전 대표의 직·간접적인 참전 가능성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전대 재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예상으론 전대를 시작하면 1월 어느 시점에 전대가 될 것"이라며 "그것이 이 전 대표의 자격정지가 풀리는 것과 물려서 또 논란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았던 이 전 대표의 징계는 1월 초 해제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해 "(여당 전대에) 당의 개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들이 나오길 바라고, 그 분들을 지원할 수도 있고, 안 되면 또 나가야죠"라며 재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