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도심 빈민촌 화재…한인교회·기업 대피소 제공 '훈훈'

100채 넘는 가옥 불타고, 주민 1명 사망
소망교회·코린도그룹, 대피소 개방
지난 21일 자카르타 도심 빈민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집들이 불에 타 폐허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 빈민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한인교회와 한인기업이 대피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22일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은 자카르타 중심가인 스나얀 인근 심프루그 지역에서 전날 오전 10시30분께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 화재로 100채가 넘는 가옥이 불에 탔고, 주민 1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은 빈민들이 무허가 판자촌을 지어 생활하는 곳으로, 소방 당국은 전기 합선에 따른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집을 잃은 주민 중 일부는 사고 현장에서 10여m 떨어진 자카르타 소망교회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화재 당시 간신히 대피한 주민들이 그나마 넓은 공간을 찾아 교회 마당으로 몰려왔고, 교회 측은 즉시 교회 문을 열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자카르타 도심 빈민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자카르타 소망교회 건물 안으로 대피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방관과 주민, 교인들이 직접 진화에 나서 불은 오후가 돼서야 진압됐지만 집을 잃은 주민들은 갈 곳이 없었다. 교회는 바로 건물을 개방해 대피소로 제공하는 한편, 물과 음식, 의약품도 내놨다.

교회 측은 대피 주민들을 위해 다음 주 일요일 예배는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앞으로 일정도 상황에 따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한인 기업인 코린도그룹도 이번 사고를 돕기 위해 사옥을 내줬다. 사고 현장 인근 코린도 건물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대피소로 개방한 것이다.이번 사고로 현장 인근에는 3개의 대피소가 만들어졌는데, 이 중 두 곳이 한인교회와 한인기업이 제공한 대피소다.
자카르타 도심 빈민가에서 발생한 화재 피해자를 위한 대형 텐트가 자카르타 소망교회 마당에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