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약 먹어요"…'돈쭐' 치킨집 사장님 울린 '최악의 손님'
입력
수정
우울증·공황장애 복용 털어놔배고픈 형제에게 공짜로 치킨을 내줘 이른바 '돈쭐(돈과 혼쭐을 합친 신조어)'이 났던 치킨집 점주가 서울시 명예시장으로 선발됐다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점주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점주 "취하셔서 가슴 툭툭 치고…
입금 안 하면 극단 선택한다더라"
유튜브 채널 'SBS pick!'에서 공개한 '조용히 꾸준하게 기부를 이어 나가는 치킨집 사장님'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박재휘 철인7호 홍대점 대표는 지난해 10월께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인해 약을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박 대표는 미담(美談)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응원과 박수를 받았지만, 그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일부 시민들로 인해 마음의 병이 생기고 말았던 것이다.
박 대표는 약을 꺼내 보이면서 "공황장애랑 우울증 약"이라며 "취하셔서 가슴을 툭툭 치신다든지 타이핑 쳐서 편지 쓰신 분도 계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편지 내용은 '어느 날 몇 시 몇 분까지 이 계좌로 입금하지 않으면 나는 당신 가게 앞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부하는 기쁨으로 안 좋은 기억을 지우고 있다고.네티즌들은 "시기 질투가 심한가 보다", "선행한 사람한테 주먹으로 가슴을 치다니 인류애가 사라진다", "유명인이 되면 중간에 어려운 일도 겪는다", "좋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니 힘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한편, 서울시는 지난 7월 22일 박 대표를 제5기 서울시 명예시장(소상공인 분야)으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치킨을 사 먹고 싶어 했지만, 형편이 빠듯했던 어린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제공해 유명해졌다.
박 대표는 이들 형제에게 몇 번이고 무료로 치킨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머리카락이 길어지자 이발도 시켜줬다고 한다. 아름다운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치킨을 주문만 하고 음식은 받지 않는 인증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