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책낸 작가가 "10년 걸려 써도 아깝지 않겠다"는 책 [작가의 책갈피]

소설가 장강명. /은행나무 제공
소설가 장강명은 다작(多作)으로 유명하다. 2006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등단한 뒤 출간한 책은 10권을 훌쩍 넘긴다.

소설, 르포, 에세이 등 여러 장르를 종횡무진해왔다. 그런 그지만 <재수사>를 쓰며 첫 슬럼프를 겪었다. 구상 이후 집필에만 3년 넘게 걸린, 820쪽에 두 권짜리 장편소설이다.<재수사> 출간 계기로 만난 소설가 장강명은 소설을 통해 소설 쓸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를 위로한 책은 요코하마 히데오의 <64>다. 14년 전 미제로 끝난 소녀 유괴살해사건, 일명 '64'를 재수사하는 내용이다. '경찰 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히데오의 대표작이다.

장 작가는 "<64> 집필에 10년이나 걸렸다고 하는데, 읽으며 ‘이런 소설을 쓰면 집필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시간이 아깝지 않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기자 출신 소설가가 쓴, 재수사에 대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재수사>와 공통점이 적지 않다. 범죄소설이지만 범인을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구조에 대한 고뇌를 담았다는 점도 공통된 특징이다.

<재수사>를 구상할 때 <64>의 도움을 받았을까. 장 작가는 "<재수사> 구상을 마치고서 나중에 <64>를 읽었기 때문에 내용 측면에서 영향을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