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이자장사' 과한 은행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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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홈페이지 통해 확인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 공시가 이날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시작된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용점수 구간의 은행별 평균 대출 금리를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고 어느 은행이 과도한 이자장사를 하는 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1개월마다 총 9단계로 대출금리 공시
신한은행, 예대금리차 가장 커
은행 금리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마련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이날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확인할 수 있다.예대금리차는 평균 대출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 및 시장형 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 를 뺀 값으로 산출한다.
공시는 1개월 마다 이뤄질 예정이며, 예대금리차 산출 대상은 전달 신규 취급액 기준이다. 대출 금리는 신용평가사의 신용점수를 50점 단위로 구간을 나눠 총 9단계로 공시된다. 예금 금리는 기본금리, 최고 우대금리, 전월 평균 금리로 나눠 공개된다.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 뿐 아니라 신용점수 구간별 예대금리차, 평균 신용점수도 함께 공시된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평균 예대금리차가 높게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단순히 평균 예대금리차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점수 별 대출금리를 확인해 어느 은행이 금리를 높게 책정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한은행 예대금리차 1.62%p…토스뱅크는 5.6%p 달해
이날 공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최대 5%포인트(p)에 달했다.이날 오전 11시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통계에 따르면 7월 현재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62%p였다. 이어 우리은행(1.4%p), NH농협은행(1.4%p), KB국민은행(1.38%p), 하나은행(1.04%p) 순이었다.중·저신용자 비중이 약 22.6%로 기타 은행(16개사 평균 비중 15.1%) 대비 높은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예대금리차 수준이 높았다. 케이뱅크는 2.46%p, 카카오뱅크가 2.33%p 수준이었고 토스뱅크는 무려 5.6%p를 기록했다.
기업대출까지 포함한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보면,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이 1.36%p로 가장 컸다. 우리은행(1.29%p), KB국민은행(1.18%p), 신한은행(1.14%p), 하나은행(1.10%p)이 뒤를 이었다.
정보 비대칭 해소 긍정적…금리경쟁 가열될 듯
일각에선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이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금리 산정 기준으로 삼는다. 코픽스는 은행의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리면 조달 비용이 늘어나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공시로 인해 은행과 금융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또 은행의 금리 경쟁을 촉진해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도한 이자장사 비판을 의식한 은행들이 수신 금리는 올리고 대출 금리는 내리는 '금리 경쟁'에 적극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들은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이 되지 않기 위해 앞서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쏠 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3.2%로,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3.12%로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하나의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15%p 인상해 연 3.4%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은 최고 금리가 연 3.16%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이달 초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0.8%p, 0.6%p 올렸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