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찰칵'…3년만의 대면 졸업식으로 대학가 웃음꽃

"졸업하는 기분 들어요"…코로나 재확산에 비대면 유지하는 곳도
"졸업식이라도 대면으로 하게 돼서 기뻐요. "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서울시립대 졸업식에 참석한 세무학과 천재범(27) 씨는 "3, 4학년 때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는 바람에 학교에 자주 못 가 아쉬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립대는 22일 졸업생과 학부모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韓(한) 2021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을 대면으로 개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3년만이다. 체감온도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가운을 두르고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은 가족, 친구들과 삼삼오오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첫 졸업식이었기 때문에 활짝 웃는 표정을 카메라 렌즈에 온전히 담을 수 있었다.

학사모를 공중에 던지거나 점프 포즈로 사진을 찍는 졸업생들도 보였다. 중국어문화학과 김수현(24) 씨는 "대면으로 진행해서 너무 다행이다.

일찍 졸업한 친구들은 졸업식을 못 해서 다들 부러워한다"며 "지방에서 오신 부모님과 함께 학교를 둘러보고 교수님을 뵐 예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행정학과 박은서(22) 씨는 "학교가 복작복작하니까 더 재밌고 확실히 졸업했다는 느낌이 든다. 아쉬움 없이 졸업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건국대에서도 졸업생과 학부모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생들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학교 정문에 꽃다발을 파는 매대가 줄지어 자리했고 캠퍼스 곳곳에는 오랜만에 대목을 맞이한 사진사들과 면사포 상인들이 발품을 팔고 있었다.

"졸업은 우리가 준비할게, 술값은 누가 책임질래?", "8년 인연 징그럽다, 이제 그만 졸업하라", "대표 미남 ○○○ 졸업" 등 익살스럽고 센스 있는 축하 현수막들도 눈에 띄었다.

사회과학대를 졸업하는 이채은(25) 씨는 "대면 졸업식이라 학교에 나와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오랜만에 학교에 왔는데 변한 모습도 많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자녀 졸업식에 참석한 고원임(58) 씨는 "코로나로 간단하게 온라인으로만 졸업식을 했다면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직접 졸업식을 지켜본다니까 추억이 되고 훨씬 더 뿌듯하다.

부모로서 자긍심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거리두기 해제에 발맞춰 이번 여름부터 조금씩 대면 졸업식을 재개하고 있다.

서울대는 이달 29일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대면 학위수여식을 진행한다.

2020년부터 비대면으로 졸업식을 치렀던 졸업생들도 초청하는 자리여서 대규모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는 25일, 연세대와 이화여대도 26일 각각 대면 졸업식을 연다.

다만 최근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비대면 방침을 유지하는 곳도 있다.

한국외대는 지난 19일 단과대별 대표자 1명씩 참석하는 방식으로 축소 진행했고 국민대도 지난 17일 30여명 규모로 약식으로 행사를 열었다.

숙명여대는 당초 대면 행사를 계획했다가 확진자 증가에 따라 25일 행사를 50여명 규모로 축소하고 유튜브 중계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정은 오보람 홍규빈 윤우성 박규리 김윤철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