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혁신 가로막는 규제 개선 절실"

보험업계가 자회사 업종 확대와 1사1라이언스 규제 완화,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등 보험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여당에 건의했다. 여당은 "낡은 금융규제 혁신에 적극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22일 국회에서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12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등과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에선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윤창현 의원 등이 참석해 업계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정희수 협회장은 이날 "국내 생보사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선진국 대비 반(半)이 못돼,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게 시급 과제"라며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적극적으로 정비하는 등의 법적·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구체적으로 ▲자회사 업종 확대 등 금산분리 완화 ▲1사1라이언스 규제 개선 ▲요양서비스 활성화 ▲빅테크 기업에 대한 합리적 규제체계 마련 등을 건의했다.

현재는 보험사가 보험업과 관련이 있는 기업만 자회사로 둘 수 있다. 이 규제가 완화되면 생보사가 상조업에 진출하는 등 보험사와 비금융 기업 사이 결합이 가능해진다. 1사1라이언스 규제가 개선돼 손보사의 생보사 설립 등이 가능해지면 보험업계 경쟁이 더 치열해져 소비자 효용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지원 협회장은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를 통한 국민 다수의 편익 제고,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보험업법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지금도 소비자들이 실손 보험금을 받으려면 병원에서 필요 서류를 직접 떼서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보험사기가 줄어들면 보험금 누수가 차단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보험산업이 디지털 혁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변화 흐름에 적극 동참하도록 금융규제 혁신에 당정이 뜻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보험 자체가 복잡다단해 규제가 양산된게 아닌가 싶다"며 "규제를 해소해서 국민들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일을 하겠다"고 했다.

이인혁/맹진규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