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투자 소렌토, 먹는 코로나 치료제 1상 美·호주 이어 中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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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등 변이 차단 기대유한양행이 투자한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STI-1558’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밝혔다. STI-1558는 최근 호주와 미국에서도 1상을 승인받았다.
STI-1558는 ‘단백질 분해효소(Mpro)’와 ‘카텝신L’을 동시에 억제한다. Mpro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세포 내에서 증식할 때 필요하다. 카텝신L은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 내로 침투하는 것을 돕는 체내 효소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숙주 세포 침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이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 중이다. 소렌토는 전임상에서 STI-1558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항바이러스 활성을 확인했다. STI-1558이 ‘니르마트렐비르’보다 오미크론 유사(슈도) 바이러스가 세포로 들어가는 것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설명이다. 니르마트렐비르는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주요 성분이다.
STI-1558은 팍스로비드에 비해 생체 이용률(약물이 체내에 들어가 생체에 이용되는 비율)도 높았다. 때문에 팍스로비드와 다르게 ‘리토나비르’ 병용 투여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팍스로비드 1회분은 항바이러스 역할을 하는 니르마트렐비르 2알과 리토나비르 1알로 구성된다. 리토나비르는 ‘CYP3A’라고 불리는 핵심 간효소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약물의 분해를 늦춰 약물이 체내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반대로 CYP3A 활성 약물을 만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일부 약물이 팍스로비드와의 병용 금지 약물로 지정됐다. STI-1558은 리토나비르가 필요하지 않아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팍스로비드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렌토는 STI-1558의 호주 1상을 건강한 피험자 대상 단일상승용량(SAD) 및 다중상승용량(MAD) 방식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이 중 SAD 시험을 완료하고 지난 3일 결과를 발표했다.
SAD 시험은 300mg 600mg 1200mg 2000mg 4가지 용량을 4개 투약군(코호트)에 각 1번씩 투여해 위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일시적이고 경미한 몇 가지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지만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했다. 약동학(PK)은 전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 예측값과 일치했다. 곧 한 가지 용량을 여러 번 투여하는 MAD 시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1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미국과 멕시코 등을 포함한 글로벌 2·3상을 신청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1상에서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는 코로나19 환자 56명에게 STI-1558를 투여해 안전성과 내약성 및 효능을 확인할 예정이다. 3개 코호트에 각각 300mg 600mg 800mg을 하루 두 번 투여해 위약과 항바이러스 활성도를 비교한다. 이 시험은 소렌토가 지난해 인수한 중국 바이오 기업 에이시아 테라퓨틱스 및 중국 광둥성 선전의 제3 선전 병원이 수행한다. 미국 미생물학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Microbiology)의 교수 겸 제3 선전 병원 원장인 루 항저우 박사가 임상을 주도한다. 추후 중국에서 긴급사용승인(EUA)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헨리 지 소렌토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임상을 통해 다양한 용량에서 STI-1558의 안전성과 내약성, 항바이러스 활성도를 평가할 것”이라며 “이 시험은 향후 멕시코와 미국에서 계획된 STI-1558 임상 2·3상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2016년 4월 1000만달러를 투자해 소렌토의 지분을 취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소렌토와 각각 51%, 49% 지분 투자로 합작 회사인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올 6월 말 기준 유한양행은 소렌토 지분 0.6%, 이뮨온시아 지분 약 52%를 보유하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