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실무에 초점…정부 지원으로 교육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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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ESG 최고위과정은 실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을 실습하는 실무 학습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중소기업 종사자들도 ESG 경영에 참여할 수있도록 정부 지원을 받아 학비 부담이 없다. 또한 실무 경험이 있는 강사진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꾸려 실전 능력을 키우도록 했다[한경ESG] ESG 교육 현장 - 중앙대 ESG 최고위과정 올 초 개설한 중앙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최고위과정은 다른 대학의 ESG 과정과 달리 정부 지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된다. 중앙대 정책대학원 융복합표준정책학과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 지원이 ESG 최고위과정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용규 중앙대 공공인재학부·융복합표준정책학과 교수가 ESG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국가표준기술원(KATS) 표준고위과정 자문위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한국 대표단으로 활동 중인 국가표준연구 분야 권위자다.
- ESG 최고위과정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습니까.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4주 강의를 운영했고, 지난 3월부터 정규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17~18회 강의로 구성된 1년 과정입니다. 2주간 매주 토요일 3~6시에 강의를 진행하고, 리프레시를 위해 1주 쉬고 다시 2주 강의를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인도 ESG 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 중앙대 ESG 최고위과정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정부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라 원칙적으로 무료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교육과정을 마치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실제로 작성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따라서 추상적 내용이 아니라 실무에 필요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교육합니다. 학생 수는 50명 정도로 중소기업 대표와 종사자, 경영 컨설팅사 임직원, 자영업 종사자 그리고 중앙대 행정대학원 융복합표준정책학과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함께 수업을 듣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대 간 서로 다른 시각을 이해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네트워킹이 주가 되는 다른 최고위과정보다 좀 더 학습에 초점을 둔 것도 차별점이고요.”
- 강사진과 커리큘럼은 어떻게 됩니까. “지난해 가을 ESG 경영 전문가 약 5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대면 회의를 개최했고, 이를 토대로 강사진과 강의 과목을 선정했습니다. 한 해 커리큘럼을 보면 1학기는 기초 과정이고, 2학기는 심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1학기는 ESG 경영의 등장 배경, 평가기관, 평가지표 등에 대해 논의합니다. 1학기 강사진은 김정인 중앙대 교수,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등 대학교수와 평가기관, 투자기관, 컨설팅사 관계자로 구성했고 2학기는 실습 위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약 8~9명을 한 팀으로 묶어 팀장 주도 아래 연구 주제를 정하고 학기 종료 전 발표회를 치를 예정입니다. 지각이나 결석 없이 실습 과제를 잘 달성해야 수료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2학기에는 컨설팅 기관에서 실무를 경험한 분들이 강사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 2학기 팀 프로젝트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수강생들 자신과 관계 있는 기업과 연계해 모의평가를 진행합니다. 주요 업종의 회사 여러 곳의 ESG 경영을 비교·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면 안전수칙이나 인권 보호 등이 잘 이루어지는지 분석한다거나, 중견·중소기업의 거버넌스 부문을 상대평가하여 미흡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 같은 과제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자문하는 기관에서 온 분들이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조언하게 됩니다.”- 입학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서류를 먼저 제출하고 면접을 치릅니다. 약 50여명 정도 선별하는데, 수업료를 면제해주는 대신 출석률 75% 이상을 달성해야 합니다.” - ESG 최고위과정을 경영대학원이 아닌 행정대학원에서 운영하는 것이 독특합니다.
“ESG 경영은 기본적으로 국제표준인 ISO 26000(사회책임경영)이 하나의 축입니다. 여기에 대해 융복합표준정책학과에서 많이 다루기 때문에 연계가 됩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같은 기구에서 나온 표준이 ESG 경영의 기본이 되는데, 이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ESG 경영은 신흥국가에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이 되고 있어요. 선진국이 요구하는 높은 ESG 수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가는 선진국보다 환경 분야 기준이 낮은 데다 저임금, 설비 비용이 낮아 글로벌 기업이 많이 진출했다면, 이제는 비슷한 수준의 환경 및 인권 규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인건비도 자동화로 인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죠.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의 제조업 분야 경쟁력이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미국의 기업인들이 자국에 공장을 짓는 이유를 제공하는 거죠. 이 같은 추세를 잘 살펴보고 기회와 위험을 식별해야 합니다. 내년 학기에는 이 같은 교역상 무역기술장벽(TBT)을 깊이 있게 다룰 것입니다.”
- 공기업도 ESG 경영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기업은 민간에서 공급하지 못하는 재화를 생산합니다. 재화를 생산한다는 점에서는 민간 기업과 마찬가지죠. 용수 사용, 폐기물 관리 등 환경이나 안전 혹은 지배구조는 충분히 동일한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내년에 달라지는 부분이 있습니까. “무역기술장벽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TBT 연구학회를 만들고, 분과로 ESG 경영 분과를 두려고 합니다. 이 분과에 최고위과정 원우들이 참여하게 해 원우들이 졸업하고도 학술적·실무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융복합표준정책학과와 ESG 경영이 연계되는 다리를 놓고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거나 관료로 근무하다 은퇴한 분 등을 고문으로 영입해 실무 경험을 나누는 기회가 되도록 조성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이 TBT를 주제로 하는 교역상 기술장벽전공을 따로 개설할 생각도 있습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