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회의 앞두고…베어마켓 랠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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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최대 변수에 증시 요동6월 중순 시작된 미국 증시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나란히 2% 안팎 급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6월 16일 랠리가 시작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미 중앙은행(Fed)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의지를 강조할 것이란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두 달여간 이어진 베어마켓 랠리가 끝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美증시 3대 지수 동반 하락
6월 중순 이후 상승세 제동
월가 "내년 금리인하" 기대 속
Fed 총재들은 잇단 매파 발언
BoA "높은 금리 길게 갈 수도"
파월 의장, 연설 내용 주목
잭슨홀 회의 앞두고 급락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일보다 2.1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5%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91% 하락했다.뉴욕 증시에선 오는 25~27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불안감이 퍼졌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연은)이 주최하는 국제 경제심포지엄이다. 파월 의장은 26일 오전 10시(미 동부 시간 기준)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제약의 재평가’를 주제로 연설한다.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3월부터 내리막길을 걷던 미국 증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Fed가 내년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물가지표 등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했다.하지만 최근 Fed 관계자들이 잇달아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Fed가 9월 추가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Fed의 대표적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로 꼽히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간의 상승세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S&P500과 나스닥지수는 6월 저점 대비 각각 26%, 15% 올랐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주식 전략가는 “6월 이후 급등한 시장의 하락 위험이 커졌다”고 했다.
‘파월의 입’에 주목하는 투자자들
월가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강력한 매파적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증시가 비둘기파적 신호를 과도하게 반영해 이를 바로잡을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앤드루 홀렌호스트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Fed에서 비둘기파적인 신호만 찾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를 밑돌고, 물가상승률이 확실히 둔화하지 않는 한 Fed가 비둘기로 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높은 금리를 길게(higher for longer)’라는 제목의 잭슨홀 회의 관련 보고서를 냈다. BoA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통화정책이 ‘낮은 금리를 길게(lower for longer)’였다면 앞으로 정책은 ‘높은 금리를 길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ed가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정책 전환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