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40만원, 10년간 일감 넘쳐…"평택엔 일용직 월천 부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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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
일자리 성지로 뜬 평택 왜?
전국 최고수준 일당, 사람 몰려
신혼부부들도 주말 알바하러 와
삼성전자 4~6공장 착공 이어져
안전 제일주의에 근무환경 천국
"생큐 삼성" 괜히 있는말 아냐
평택 인구 7년 새 27% 급증
투자·인구증가 낙수효과 철철
김밥만 팔아도 하루 300만원
부품사 입주땐 파급효과 더 커
경기 평택의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이 일용직 노동자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일당에 5년 이상 출퇴근이 가능한 ‘장기 일용직’이 보장된 데다 안전관리가 잘된다는 점 등이 부각된 결과다. 삼성전자는 평택시 고덕면 일대 총 289만㎡(약 87만 평) 크기의 터에 세 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앞으로 5년 안에 3곳을 추가로 착공할 계획이다.
“하루 40만원”…전국 일용직 총집결
투자→인구 유입→호황→재투자
일감이 넘치자 경기 남부의 한 시골 동네였던 평택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블랙홀처럼 인구를 빨아들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이 첫 삽을 뜬 2015년 45만532명이던 평택시 인구는 올해 57만3987명이 됐다. 7년 만에 인구가 27.5%(12만3455명) 늘어난 것이다. 평택사업장 바로 옆 고덕면 인구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같은 기간 1만2124명에서 3만8754명으로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인구 유입 속도보다 일자리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보니 고용률도 고공행진이다. 평택시 고용률은 63.3%로 경기 지역 7위를 기록 중이다. 전체 근로자 중 13.1%가 건설업 관련 종사자인데,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투자·인구 증가는 낙수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과 상인 등이 내는 세금이 늘었다. 평택시의 지방세 징수액은 2015년 7582억원에서 2020년 1조2247억원으로 61.5%(4665억원) 증가했다. 이 자금은 신도시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에 쓰이고 있다. 현재 평택시에서 조성 중인 산업단지만 다섯 개에 달한다.평택 경제는 ‘코로나발(發) 경기 침체를 완전히 비켜갔다’는 말이 나올 만큼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제동과 고덕신도시, 여염리 등의 상가엔 공실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제동 1층 상가 월세는 330㎡ 기준으로 권리금 4억원 안팎,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 정도까지 올랐다. 작년 이맘때보다 두세 배 뛰었지만, 이마저도 자리가 없다. 지제동 P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평택사업장 3공장의 인력 수요가 늘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장사가 워낙 잘되기 때문에 가게를 누구에게 넘기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 규모 원룸 역시 보증금 500만원에 월 80만~100만원으로 일 년 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낙수효과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부품 업체들이 산업단지 등에 추가로 입주하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며 “인구 유입 외에도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평택=김우섭/이광식/김대훈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