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도 '어메이징'…수도권 빠질 때 평택은 '쑥'

수도권 규제지역 상승률 1위

'삼세권' 고덕신도시 외지인 몰려
"실수요층 두터워 당분간 강세"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아파트시장은 수도권의 전방위적인 집값 하락세를 벗어난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 올 들어 본격화된 금리 인상에도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고덕신도시를 중심으로 외지인의 주택 매수 수요가 지속적으로 몰리면서 집값 하방 압력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평택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1.08% 올랐다. 수도권 규제 지역(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서울(-0.61%) 과천시(-1.60%) 성남시(-0.03%) 수원시(-2.29%) 등 대다수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도권 시·군·구 중 평택보다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은 이천시(7.53%) 안성시(1.64%) 파주시(1.40%) 여주시(1.35%) 등 네 곳이 있지만 모두 비(非)규제 지역이다.

특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가까워 ‘삼세권’으로 불리는 고덕신도시와 수서고속철도(SRT), 서울 지하철 1호선 정차역인 평택지제역 일대 신축 아파트들이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평택지제역 인근 동삭동 ‘더샵지제역센트럴파크2BL’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5억1800만원에 거래됐다. 연초 실거래가(4억5000만원)보다 7000만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최근 들어선 지산동 등 재건축 추진 기대가 큰 아파트로도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1994년 준공된 지산동 ‘아주’ 전용 51㎡는 지난 6월 2억4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6월 평택의 외지인 주택 매매 거래량은 165건(전체의 30.7%)으로 수도권에서 김포시(21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평택시는 ‘젊은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다. 작년에도 2만3359명이 유입돼 전국에서 화성시(2만9465명)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 증가 폭이 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평택시는 실수요자층이 두터운 데다 대출 규제를 피해 중저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도 많아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