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청년 10명 중 4명 마리화나 피운다

방역 완화로 보복소비·파티 늘어
일부州 허용…의회 합법화 추진
미국 청년층(18~30세)의 마리화나 사용률이 3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파티 등 ‘보복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해 미국 18~30세 성인의 마리화나 사용률이 43%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6년(34%)과 비교해 많이 증가했으며 1988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3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미국 30세 이하 성인 중 매달 정기적으로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비율은 2016년 21%에서 지난해 29%로 8%포인트 증가했다. 열 명 중 한 명은 매일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된 것이라고 NIH는 설명했다.

니코틴 전자담배 사용률도 지난해 16%로 집계됐다. 2017년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니코틴 전자담배 사용률이 소폭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30세 이하 성인 중 8%가 환각제를 복용했다고도 밝혔다. 2011년 3%대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 수치도 사상 최고치다. 주로 마약의 일종인 LSD와 MDMA(엑스터시), 펜타클로로페놀(PCP) 등을 사용했다. 노라 볼코 미 국립약물남용연구소장은 “젊은 층이 마리화나와 환각제 같은 약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마리화나와 환각제 사용량 증가는 코로나19 자가격리 정책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2020년 억눌린 소비심리가 지난해 폭발해 파티, 음주 등 보복소비가 증가했다.

미국에선 50개 주 중 37개 주가 마리화나를 의료 목적으로 쓰는 걸 허용하고 있다. 이 중 18개 주는 비의료용 마리화나 사용도 허가했다. 워싱턴DC 역시 마리화나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미 연방하원은 지난 4월 마리화나를 유통하거나 소지한 소비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삭제했다.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반대하고 민주당 상원 의원 전부가 찬성하는 것은 아니어서 상원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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