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40인' 니퍼트·홍성흔, 은퇴 후에야 배터리 호흡

23일 잠실구장에서 시구·시포…레전드 40인 시상식도 열려
더스틴 니퍼트(41)와 홍성흔(45)이 두 차례나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밟았다. 23일 잠실 kt wiz-두산 베어스전 시작을 알리는 시구와 시포를 한 둘은 5회말이 끝난 뒤에는 홈 플레이트 뒤에서 '레전드 40인 기념 트로피'를 받았다.

KBO가 진행한 '프로야구를 빛낸 40인 레전드 팬·전문가 투표'에서 니퍼트는 33위, 홍성흔은 36위에 올랐다.

둘의 시상식은 '두산의 홈 경기가 열리는 23일'로 정해졌고, 두산은 홍성흔과 니퍼트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판을 키웠다.
홍성흔과 니퍼트는 이날 경기 전 '팬 사인회'를 열었다.

이어 니퍼트는 마운드, 홍성흔은 홈 플레이트 뒤에 앉아 시구와 시포를 했다.

두산 팬들에게는 무척 특별한 선물이었다. 홍성흔은 1999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롯데와 두산에서 1천95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208홈런, 1천120타점을 올렸다.

유쾌한 입담과 친근한 팬 서비스로 경기장 밖에서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니퍼트는 2011년 두산과 계약하며 한국 무대에 섰고, 2018년까지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9로 활약했다. 두산에서는 7시즌(2011∼2017년) 연속 에이스로 활약하며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을 올렸다.

니퍼트와 홍성흔은 2013∼2016년, 4시즌 동안 두산에서 함께 뛰었지만 '배터리'를 이루지는 않았다.

당시 두산의 주전 포수는 양의지(NC 다이노스)였고, 홍성흔은 지명타자로 뛰었다.

두산의 색이 짙은 홍성흔과 니퍼트는 '레전드 40인 시상식'이 열리는 날, 드디어 배터리로 합을 맞췄다.

5회말이 끝난 뒤 홍성흔과 니퍼트는 다시 그라운드에 등장해 '레전드 40인 기념 트로피'를 받았다.

홍성흔은 "(은퇴한 뒤) 6년 만에 다시 그라운드에 선다.

다시 팬들을 뵈니 기쁘다"며 "나는 실력보다 포장이 잘 된 선수인 것 같다.

팬 여러분 덕에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섰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니퍼트는 눈물을 흘리며 "한국에서 뛸 기회를 준 두산과 kt 구단에 감사하다. 나를 응원해주신 팬들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