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더 이상은 못 버텨"…라면값 1년 만에 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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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10% 안팎 올릴 듯신라면(사진) 짜파게티 등 ‘국민 라면’ 가격이 다음달 추석 연휴 이후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원재료비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농심이 10% 안팎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밀가루·팜유 원재료 가격 급등에
24년 만에 국내사업 분기 적자
오뚜기·삼양 '도미노 인상' 전망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과 스낵 등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라면은 10% 안팎, 스낵은 5~6%가량의 인상률을 검토 중이다. 인상 시기는 추석 연휴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10% 인상하면 신라면 출고가격은 편의점 기준으로 봉지당 900원에서 990원으로 오르게 된다. 유통업체별로 소비자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농심은 신라면뿐 아니라 짜파게티 안성탕면 육개장사발면 새우깡 양파깡 등 주요 제품을 가격 인상 검토 대상에 포함해 내부 논의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밀가루와 팜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수준으로 상승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인상 대상과 인상률, 인상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신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인상한 바 있다. 올 3월에는 새우깡 꿀꽈배기 등 스낵 출고가격을 평균 6% 올렸다.농심은 올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해외법인 제외한 국내 실적)으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농심 국내법인이 분기 적자를 낸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연결 기준으로도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5% 급감한 43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농심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국제 곡물 가격이 정점에 달한 3~6월 구입한 원재료가 3분기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이 가격을 인상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 팔도 등 다른 라면업체들도 ‘도미노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고 정부도 물가 상승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당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여파가 반영되기 전이기 때문에 그 이후 글로벌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을 계속 떠안고 있을 수만은 없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