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남북한 무기 중개상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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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무역을 알게 된지 거의 40여년이 되었다. 왠만한 품목은 해보거나 만져보았다고 생각했지만 미사일은 못 해봤다. #방탄복은 해봤지만 그거야 #군수품이기는 하지만 섬유제품이라고 봐야 하고 정말 무기는 해보지 못했다. 듣기로도 아주 짭짤한 사업이라고 한다.
지금 남한은 전세계에서 8번째로 많은 무기를 수출하는 국가로 올라섰다. 남한의 2021년 무기 수출은 70억달러 (약 9조2000억원)를 달성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 주력품이 과거 탄약·부품 중심에서 K9자주포·호위함·T-50 등 완성 무기체계로 전환되면서 수출할 만한 것들도 많이 늘었다. 이런 걸 북한에 수출하면 어떨까? 사실 북한의 #재래식 무기는 그야말로 쌍팔년도에 만들어진 구닥다리 무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서의 무기 교체 수요는 상당할 것이다. 최소한 몇 조원 단위는 될 비즈니스이다. 문제는 북한의 지불 능력이다. 경제제재로 북한의 외환은 거의 바닥나다시피했다. 이를 달러나 유로화등 현금으로 지불할 능력은 없다.대신 북한제 미사일, 위성발사 시스템, 핵무기같은 현물로 받아도 되고 핵 연구 과학자들을 비싼 값으로 쳐서 받으면 된다. 특히 핵 연구 과학자들의 몸 값은 분명 남한이나 미국에서 꽤 높게 부를 수 있다. 북한에서 반입할 수 있는 무기가 뭐 이런 거창한 것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도 나름 군사비 지출이 연간 43억1000만~110억달러 수준으로 GDP의 약 23.5%를 군비로 지출한다. 어쩌면 소소한 개인 무기에서 더 큰 시장성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무기들은 남한에서 소비하는 것도 좋지만, 세계 분쟁지역인 서남아, 동남아, 동유럽 지역에 저렴하게 팔 수있다. 또한 중남미와 같이 내란 또는 마약 무기상들과 수시로 전투가 일어나는 지역도 괜찮은 북한 개인무기 시장이 될 수 있다.
남한의 무기가 지금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고, 북한 무기의 가격 경쟁력도 충분히 예상된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북한 무기를 팔만한 곳은 남한 무기를 팔 곳과 겹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무기 판매권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경쟁없이 상당한 판매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게다가 남한 무기의 북한내 조립생산해서 해외 수출한다면 남한 무기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현재 8위인 세계 무기 수출국 순위를 순식간에 러시아, 프랑스, 중국을 넘어선 2위로 도약하기는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치기처럼 쉬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나의 이기적 활동은 남북한간의 무기협력, 경제협력과 더불어 군사협력도 앞당기게 된다. 그럼 남한 무기가 북한에 배치되고, 북한 무기가 남한에 배치되면 남북한 간의 재래식 무기, 핵무기 군사력의 균형이 이루어진다. 그럼 남북한의 무력 균형이 이루어지고 좀 더 빨리 한반도 평화가 찾아오게 된다.뭐, 그렇다고 뇌물이나 미인계같은 더러운 수단을 사용해서 글로벌 무기 중개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남북한 무기의 수출경쟁력으로 깨끗하고 투명하게 장사해도 된다. 그리고 테러범이나 마약상들이 주류를 이루는 암시장에는 발들여 놓지 않겠다. 나도 어디까지나 세계 평화를 사랑하는 코스모폴리탄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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