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는 외국·우울증은 네 탓"…軍, 논란 야기한 발언 감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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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차별적 발언한 군 간부지역 차별적 발언하고 장병 인격을 무시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군부대 간부가 감찰받았다.
장병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도 해
부대 측, 감찰조사 및 재발방지 약속
23일 군 제보 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A 병사 하소연이 올라왔다.A 병사는 자신을 "1군 지사 예하 부대에서 근무 중인 군인"이라고 소개하며 "나랏돈을 받는 간부가 나라의 아픈 역사에 대해서 이런 식의 발언(전라도는 외국 아니냐)을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대장님께 마음의 편지를 쓰면 대대에서 덮고 넘어가려고 한다"라며 여러 차례 시정을 건의했음에도 이뤄지지 않아 육대전 문을 두들겼다며 부대 간부들을 고발했다.
또 "마음의 편지에 쓰는 대부분이 중대장의 언행, 행동에 관한 것인데 구두 경고만 주고 끝낸다"며 "마음의 편지에 적힌 것, 보고 들은 것들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것들이 있다"고 중대장과 중대 간부들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소개했다.이에 따르면 △ 플라스틱 막대로 병사들 위협하는 척 △ 외국에서 오래 살고 온 병사에게 '한국인인데 한국에 집이 없단다' 비웃기 △ 불면증, 우울증이 있는 병사에게 '원래 그런 건 없는 것이다. 본인 탓이다'하기 등이 있다.
또 △약속이 있어 교육 시간을 바꾸려는 주무관을 향해 병사들이 모여 있는 행정반에서 '싹수도 없네, 우리 중대로 안 받아야겠다' 뒷담화 △소대장이 전기톱으로 작업을 하다가 다리를 다치자 '장교가 돼서 왜 다치냐' 뒷담화 △전역 2주 남은 병장에게 '머리 자르기 싫으면 만창 가라' 협박 등을 예로 들었다.
끝으로 △이런 중대장을 보고 배웠는지 소대장도 전라도 출신 병사에게 '거기 외국 아니냐' 발언 △'소대장님은 방독면 안 쓰십니까'라는 병사에게 '불만 있으면 네가 간부 해'라고 하기 등도 언급했다.A 병사는 "어차피 이렇게 긴 글을 올린다고 해도 제대로 처벌이 되지 않을 것을 예상한다"면서도 "병사들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런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입장문을 통해 "감찰 조사를 통해 해당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을 확인하고,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조치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장병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간부교육을 강화하고 보다 세심한 지휘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