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도 내성 생긴다?…주가 상승률 뚝

2회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연평균 상승률 12%로 최고
3회 땐 7%, 4회 넘기면 4%로 줄어

포스코케미칼·세진중공업 등
두 분기 연속 깜짝 실적 전망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3분기부터 상장사 실적이 본격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실적이 견고한 기업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지난 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확률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 셀트리온헬스케어, 동성화인텍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깜짝실적 길어지면 되레 주가 부진”

24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12년 1분기~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컨센서스 대비 5% 이상 상회)를 기록했던 기업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7.8%를 나타냈다. 상장사 전체 주가 상승률(5.0%)을 웃돈 수치다. 깜짝 실적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특히 2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2.8%에 달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처음 기록한 기업(6.4%)의 두 배 수준이다.

깜짝 실적이 길어지면 되레 주가 상승률은 꺾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3개 분기 연속 기록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7.8%에 불과했다. 연속 4회 이상의 경우는 4.5%로 오히려 벤치마크 수익률을 밑돌았다.어닝 서프라이즈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철강업종이 대표적 예다. 2020년 1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네 번째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부터는 오히려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국내 상장사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 피크아웃 여부를 잘 판단해야 한다”며 “실적 증가율이 둔화되거나 지속된 어닝 서프라이즈로 향후 피크아웃 우려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 등 깜짝 실적 가능성↑”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첫 번째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3분기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개월 전 대비 증가하고 있는 기업을 추렸다.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실적 추정을 하고 있는 증권사가 두 개 이상인 기업 중에서다. 이들 기업이 3분기에 깜짝 실적을 낸다면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이 중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개월 전 대비 크게 상승한 업종은 조선 기자재, 2차전지 업종이었다. 1개월 전보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크게 상승한 기업은 액화천연가스(LNG) 보랭재 전문회사인 동성화인텍이다. 최근 조선사의 LNG선 수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동성화인텍의 LNG 보랭재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조선기자재 업체인 세진중공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개월 전 대비 65.5% 급증했다. 액화석유가스(LPG) 탱커 건조량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2차전지용 양극재와 음극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포스코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전 대비 56.2% 급증했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같은 기간 44.8% 증가했다.이 밖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오리온, JYP엔터, 태광 등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확률이 높은 기업으로 꼽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