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인사추천권 상당 반영돼…행안장관과 신뢰 쌓는 중"

"김순호 경찰국장 밀고 의혹, 오래된 일이라 확인할 방법 없어"
윤희근 경찰청장은 25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윤 청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경찰청장 후보 시절 장관의 일부 발언으로 우리 직원들이 상처를 입은 것에는 저도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특수상황에 기인한다고 보고, 이렇게 다 넘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장관께서 초반에 경찰 조직과 정서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은데 이제는 많이 이해하면서 굉장히 도와주려 한다.오히려 경찰청에서 할 수 없었던 숙원사업들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경찰은 최근 행안부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행안부와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렸고,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대기 발령됐다.윤 청장은 행안부 장관이 인사 제청권을 통해 수사 등에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 "경찰국 업무와 행안부 장관의 소속 청에 대한 지휘 규칙 어디에도 수사에 관한 건 없다"며 "경무관·총경 승진 인사도 수십 년을 거쳐오며 만들어진 규정과 절차가 있고 그걸 넘어설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인사제청권을 가진 장관 한 명이 크게 판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며 "또 모든 인사권의 종착점은 임명권자(대통령)다.

어떻게 보면 저나 장관이나 그걸 보좌하는 단계인데 결국 밑바탕에 중요한 건 상호 신뢰"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임명권자도 제청권자도 현 정부 초대 경찰청장에게 인사권에 대폭 힘을 실어주겠다고 했고, 100% 신뢰한다"며 "최근 경무관 보직 인사 때도 제 추천권이 상당 부분 그대로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윤 청장은 또 "사연이 많은 길을 돌아서 여기까지 왔으니 제대로 해야 한다.

있는 둥 없는 둥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역사의 평가를 한 번 받아보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윤 청장은 '밀고 의혹'을 받는 김순호 초대 행안부 경찰국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언론 보도 이후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았고, 파견 나간 경찰관을 복귀시킬지 여부는 파견받은 기관의 의사가 제일 중요한데 아직 협의하자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의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했느냐는 물음에는 "하려고 시도해봤지만 대부분 경찰 입직 전의 일로, 30여 년 이상 지난 사안이라 경찰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경찰대 개혁 이슈와 관련해서는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열린 입장을 내놨다.

그는 "2018년부터 군 복무 특혜와 남녀 구분 모집 폐지, 편입학 제도 도입 등 다양한 개혁이 이뤄졌고 마지막 남은 게 졸업 후 경위 임용 문제다.

이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그게 정말 불공정해서 로스쿨 자격시험이나 의사 면허 시험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그리고 최근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 등 여러 이슈를 함께 지나온 검찰과의 관계에서는 협력을 강조했다.

윤 청장은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경찰청장 직무대행일 때 통화로 의사소통한 적이 있는데 합리적인 분이라 앞으로 굉장히 잘 협력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협력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상대 조직을 존중하고 자존심 상하지 않게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