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항공·영화…취향별 혜택 극대화한 'PLCC 카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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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사 브랜드 붙인 'PLCC카드'커피 전문점부터 영화관, 배달 앱, 호텔, 항공사까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혜택을 몰아주는 신용카드를 원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가 카드업계 대세로 떠올랐다. PLCC는 카드사 이름을 앞세운 기존 카드와 달리 특정 기업 브랜드를 카드 전면에 내세우고 해당 기업에 특화한 혜택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선 생소한 콘셉트였지만 지난해부터 모든 카드사가 PLCC를 내놓을 만큼 시장이 달아올랐다. 카드사들도 파트너 기업의 충성 고객을 끌어와 묶어둘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인트 적립·할인 등 혜택 제공
충성고객 끌어오는 유인효과도
'PLCC 원조' 현대카드, 16종 출시
'메리어트 신한' 호캉스족에 인기
'CGV우리카드' 영화마니아 선호
국민, '요기패스 신용카드' 내놔
비씨, KT와 제휴 수퍼카드 출시
삼성·롯데카드, 자체 브랜드 활용
○원하는 브랜드 카드 골라 쓰기
2015년 업계 최초로 이마트 PLCC를 출시한 ‘국내 PLCC 원조’ 현대카드는 이제까지 16종의 PLCC를 출시했다. 스타벅스 네이버 배달의민족 코스트코 제네시스 등 브랜드 파워와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각 분야 1위 기업과 손을 잡았다.현대카드가 대한항공과 지난해 내놓은 ‘대한항공카드’는 카드 소비자의 수요가 높은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를 극대화한 카드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총 4종의 대한항공카드는 결제액 1000원당 1마일리지를 기본 적립해주고, 상품별로 대한항공·해외·호텔·면세점 등에선 1000원당 2~5마일리지를 쌓아준다. 지난 6월엔 넥슨과 게임사 최초 PLCC ‘넥슨 현대카드’ 3종을 출시했다. 상품별로 결제액의 0.5~3%를 넥슨 현대카드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 포인트는 게임 쿠폰을 사거나 넥슨 캐시로 전환할 때 쓸 수 있다.신한카드가 세계 최대 호텔그룹 메리어트인터내셔널과 선보인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는 26만7000원이란 연회비에도 호캉스족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서 25박을 해야 오를 수 있는 ‘골드 엘리트 등급’을 기본 혜택으로 제공한다는 게 강점이다. 또 결제액 1000원당 1~5 메리어트 본보이 포인트가 쌓이고 연간 실적에 따라 1만5000 보너스 포인트도 챙길 수 있다.
우리카드는 작년 말 CGV와 첫 영화 전용 PLCC인 ‘CGV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연회비 2만원으로 CGV 영화관람권 1매 무료, 영화 예매 시 5000원 할인, 매점 콤보 2000원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영화 애호가에게 인기다. 우리카드는 지난 17일 패션 플랫폼 코오롱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5% 할인받을 수 있는 ‘코오롱몰 우리카드’도 선보였다. 5만원 이상 결제하면 최대 36개월 장기 할부를 제공한다.
○파트너 기업 충성 고객 ‘록인’ 효과
국민카드는 배달 앱 요기요와 ‘요기패스 신용카드’를 내놨다. 매달 3만원 상당 요기요 할인 쿠폰, 포장 1000원 무제한 할인 혜택을 기본 제공하며 전월 실적 조건을 채우면 요기요의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의 월 구독료 9900원을 전액 할인받을 수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달 닭가슴살 플랫폼 ‘랭킹닭컴’의 첫 PLCC도 출시했다. 기본 혜택으로 랭킹닭컴 20% 할인, 골프장 10% 할인을 제공한다.비씨카드는 지난달 KT 이용자를 겨냥한 ‘비씨 KT수퍼 카드’ 2종을 출시했다. 전용 요금제를 선택하면 24개월간 매달 최대 2만6000~3만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통신 제휴카드 중 최초로 ‘비자 영 프리미엄 서비스’를 기본 혜택으로 넣은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첫 단일 게임 특화 PLCC인 ‘로스트아크 카드’도 선보였다. 로스트아크 게임머니인 ‘로열크리스탈’을 이 카드로 충전하면 10% 청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카드사 자체 브랜드 파워를 살린 PLCC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토어에서 결제하면 결제액의 5%를 삼성전자 포인트로 무제한 적립해주는 ‘삼성 모바일 플러스카드’를, 롯데카드는 롯데 계열사에서 결제하면 이용액의 7%를 ‘롤라머니’로 쌓아주는 ‘롤라카드’를 운영 중이다. 롤라머니는 롯데상품권이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엘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다.PLCC는 한 브랜드에만 혜택이 집중되다 보니 소비자가 메인 카드로 쓰기에는 범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카드사로서는 브랜드 파워가 강한 기업을 파트너사로 확보하기 위해 비용·수익을 불리하게 나누기도 한다.
그럼에도 포화 상태인 카드 시장에서 파트너사의 충성 고객을 단기간 신규 가입자로 확보할 수 있다 보니 카드사들도 계속 다양한 PLCC를 내놓는 추세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