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로슈진단, 보건산업진흥원과 韓 임상 유전체 DB 구축

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이사(왼쪽)와 킷 탕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가 국내 정밀의료 임상연구 업무협약(MOU) 체결을 기념하며 지난 24일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로슈 제공
한국로슈와 한국로슈진단이 한국 최초 임상 유전체 데이터베이스(CGDB·Clinical Genomic Database)를 구축하는 데 참여한다. 1000명 이상의 국내 암 환자 데이터를 모아 맞춤형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25일 한국로슈와 한국로슈진단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국립암센터와 임상 유전체 DB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4개 기관 및 학회가 꾸린 종양학 정밀의협력관계(파트너십)에 한국로슈·한국로슈진단도 참여해 약물제공 및 소프트웨어 구축에 협력한다. 이날까지 한국로슈와 한국로슈진단뿐만 아니라, 루닛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이번 협력의 핵심은 2020년 시작된 ‘진행형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변이 근거 맞춤 약물요법 한국 정밀의료 네트워크 연구(KOSMOS)’의 확대 버전인 ‘KOSMOS II’를 시행하고 한국 최초의 임상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KOSMOS II 임상에 등록된 환자를 위한 의약품 및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며 병원에 오는 환자들 중 동의한 사람들에 한해 유전체 정보를 확보할 예정이다. KOSMOS II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 기반 임상 실사용데이터(RWD)를 중장기적으로 수집하고 유전자 변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밀의료 맞춤치료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있어 데이터 관리 및 통합은 필수”라며 “국가암데이터센터로 지정된 국립암센터와 협력하고 축적된 정밀의료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공공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필요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제공한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임상연구 세부계획 개발, 임상·유전체 데이터 생성, 1000명의 고형암 환자에게 임상 참여 기회 제공 등을 담당한다. 로슈는 의약품 진단키트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하고 연구 데이터를 함께 공유받는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의 소유권은 학회가 가질 예정이다. 다만 데이터 큐레이션과 관련된 권리는 암센터도 갖게 된다. 향후 모든 데이터는 익명화돼 기업 등의 연구개발(R&D)에 사용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권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정밀의료 신약개발의 기초가 되는 임상유전체 데이터 통합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학계·병원·기업의 유기적 협력이 한국 정밀의료 치료 활성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는 “로슈그룹은 맞춤의료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추진했다”며 “한국형 맞춤의료 실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