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2배로 뛰더니…광교 아파트 집주인들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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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아파트 줄줄이 하락
3억원 내외 급락 거래되는 '광교 신도시'
"찾는 사람 없는데…내놓는 사람은 많아"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수원 영통구 하동 '광교호수마을 호반써밋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19일 10억원에 직거래로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는 지난 4월에 거래된 12억9500만원으로 해당 거래 역시 직거래였는데 이보다 2억9500만원 더 내렸다. 올해 신고가인 13억1000만원보단 3억1000만원, 작년 10월 기록한 13억4700만원보단 3억4700만원 급락한 수준이다.원천동에 있는 '광교호반베르디움' 전용 59㎡도 지난 18일 7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거래된 7억1000만원보단 1000만원 높지만 같은 달 거래된 8억원 직거래보다는 8000만원 낮다. 올해 신고가인 8억9500만원보단 1억7500만원, 작년 최고가 9억2500만원보다는 2억5000만원 떨어졌다.
영통구 하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광교호수마을 호반써밋아파트'는 특수거래로 봐야 한다"며 "이전 직거래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렸으니 과한 측면이 있다. 시세대로 거래됐다고는 보기 어려운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조정 장세 이미 예상…"작년 말 집값 고점 인식 퍼져"
이런 조정 장세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판단이다. 이의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광교신도시는 약 4년 동안 집값이 2배로 뛰었다"며 "작년 말부터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 조정받을 시기가 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하면서 조정에 들어간 것"이라며 "당분간은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했다.다만 이 관계자는 "광교신도시는 편의시설, 교육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다. 수원에서는 상급지라고 봐야 한다"며 "'급매 수준 가격으로 집을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있는 만큼 조정 이후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물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날 기준 영통구 매물 수는 4125건으로 연초 3243건보다 27.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 매물도 990건에서 1797건으로 81.51% 확 뛰었다.대외 환경은 더 악화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앞서 4월, 5월, 7월 회의에서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이달까지 네 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도 덩달아 올라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