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남대서양 해역에서 침몰해 22명의 실종자를 낸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생 5년 5개월만인 25일 해양안전심판원 첫 심리가 열렸다.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은 이날 첫 심판기일을 열고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관련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과 한국선급에 대한 심판 절차를 시작했다.
특별 행정심판인 해양 심판은 선박사고 원인을 직권 조사하고, 선사나 해기사 등의 과실이 확인되면 시정명령·자격정지 등의 처분을 내린다.
해양 사건에 전문화된 조사관들이 사고 원인을 조사해 심판부에 넘기면, 심판부가 판단해 처분한다. 해양심판원 조사부는 2017년 4월 사건을 접수해 2년 11개월 만에 심판부에 넘겼고, 심판부는 다시 2년 6개월 만에 첫 심판 절차를 시작했다.
부산해양안전심판원 관계자는 "사고 5년 만에 행정심판이 열리게 된 것은 그동안 객관적인 증거가 모이기를 기다린 측면도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을 포함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낮 12시 부산해양심판원이 있는 부산해양수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침몰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실종 선원의 누나인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부대표는 "이렇게까지 긴 시간 심판이 이뤄지지 않았던 사건도 흔치 않을 것"이라면서 "해양 안전을 도모한다는 해양사고심판법 1조의 취지에 걸맞게 철저한 원인조사와 공정한 심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철광석 26만t을 싣고 2017년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께(한국시간) 남대서양 해역을 운항하다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24명(한국 선원 8명, 필리핀 선원 16명) 중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22명이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와 관련해 해양 심판과 별개로 현재 2건의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3월 검찰이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업무상과실선박매몰죄 혐의로 폴라리스 쉬핑 김완중 대표 등 7명을 재판에 넘겼다.
김완중 대표는 앞서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부산고법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고 현재는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